정부가 벤처기업(신기술 기술집약형 기업)창업을 적극 돕기 위해 스핀-오프
(Spin-Off)제도를 도입한 이후 처음으로 정부출연 연구기관 연구원이 창업한
1호 회사가 탄생했다.

15일 통상산업부에 따르면 생산기술연구원(생기연)의 유제인(44) 수석
연구원은 생기연이 최근 "연구원 창업지원 규정"을 제정해 스핀-오프제도를
도입한 이후 처음으로 국내 최초의 빙축열 냉방 시스템을 개발, (주)EnE라는
벤처기업을 세웠다.

빙축열 냉방시스템은 전기요금이 일반 시간대의 3분의 1정도인 심야시간에
얼음(빙축열)이나 냉수(수축열)를 생산, 저장했다가 이를 낮시간의 냉방에
이용하는 설비로 여름철 전력수요를 줄이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10여개 업체가 취급하고 있는 빙축열 냉방시스템은 수입에
의존하거나 기술도입에 따른 로열티를 지급하고 있는 반면 유연구원이
개발한 시스템은 독자 기술이어서 수입대체 효과도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
된다.

특히 건축법에 건물면적 1만평방m 이상인 중앙집중식 냉난방설비 설치
건축물은 전기대체 냉방시스템의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고 한전의 발전설비
건설 장기계획에 따른 지원 활성화 등으로 빙축열 시스템의 사업전망이
밝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연구원은 "평소 연구원에서 빙축열 관련 업무를 담당해 오다 창업을
하게 됐다"며 "스핀-오프제도의 도입으로 각종 지원을 받고 있기 때문에
사업 1차연도에는 10억원, 2차연도에는 25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생기연은 스핀-오프제도를 도입해 3백여명에 달하는 연구원 가운데 3년이상
재직자로서 사업전망이 우수한 기술을 보유한 자는 1년동안 창업예비 연구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이 기간중 승진이나 승급 급여 등에서 불이익이 없도록
하고 있다.

< 김호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