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선진국보다는 덜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위조지폐의 발생사례가 크게
증가하고 있어 위폐방지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한국은행은 이처럼 위폐범죄가 기승을 부리자 지난 94년부터 발행된 1만원권
에 위조방지요소를 도입, 일반인이 위조지폐를 손쉽게 식별할수 있는 장치를
마련했다.

신형 1만원권에는 일반인이 육안으로 진짜와 가짜를 구별할수 있도록 "만"자
와 "원"자 사이에 부분노출은선(일부는 드러나고 일부는 숨어있는 선)을
삽입했다.

위폐범이 컬러복사기로 복사할 경우 은선은 검은색으로 변색된다.

또 은행권 앞면의 좌측부분을 밝은 빛에 비추면 초상화가 나타나는데 복사기
등으로 제조한 위폐에는 숨은 그림(은화)이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앞면 좌측하단부에 있는 원형의 맹인점자(3개)와 "한국은행권" 등
일부 문자가 볼록하게 인쇄되어 있어 손으로 위폐여부를 식별할수 있다.

이밖에 숨은 그림부분에는 지폐를 복사하면 빛의 간섭현상에 의해 색변화를
일으키거나 물결모양의 무늬가 나타나는 나선형의 광간섭무늬도 있다.

한편 수표위조도 심각한 문제도 대두되고 있다.

이 때문에 10만원권 자기앞수표를 없애고 10만원권 지폐를 발행하자는
주장도 심심찮게 나오고 있으며 위변조방지장치도 고도화되고 있다.

우선 수표를 복사하면 두가지 색상이 하나의 색상으로 변환되고 하단중앙부
의 "수표"글자가 사라진다.

특히 복사기의 빛에 의한 광간섭현상으로 특정부위가 변조되거나 문자가
변형되며 우측결재란에 "X"모양의 잠상이 나타난다.

컴퓨터 스캐너로 위조하면 나이테문양의 잠상이 생긴다.

또 약품 등으로 금액을 변조하면 금액란의 바탕색상이 변화되고 지폐와
마찬가지로 밝은 빛에 비춰보면 무궁화무늬의 숨은 그림이 나타난다.

그러나 최근 개발된 천연색 복사기로 지폐를 복사하면 광간섭무늬가
나타나지 않는 등 위폐기술도 덩달아 발전되고 있다.

따라서 위폐범과 중앙은행간의 쫓고 쫓기는 숨바꼭질은 고도의 기술경쟁으로
치닫고 있다.

여운선 < 한국은행 발권부장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