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초를 다투는 글로벌 투자자들은 환율 지표에 목맨다. 환율은 실시간 공개되는 나라 경제 ‘성적표’다. 국내총생산(GDP)·인플레이션·고용 등 거시경제지표는 1~3개월 지나야 나온다. 속도감이 떨어진다.환율 성적을 잘 받으려 ‘뽀샵’하는 나라도 출현한다. 2022년 1월 달러당 77.4루블이던 러시아 루블화가 2월 24일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22% 급락(달러당 94.6루블)했다. 그런데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 루블화 가치가 곧바로 상승한 것이다. 그해 6월 1일엔 전쟁 전보다 무려 33.6% 폭등했다. 독재국가도 공들여 관리하는 껄끄러운 존재가 환율이다.요즘 한국 환율 점수가 크게 출렁거린다. 지난해 11월 말 달러당 1394원이던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500원을 위협하고 있다. 국민연금 환 헤지(환율변동 위험 회피) 물량 공급으로 잠시 안정세였지만 상승 흐름을 막기엔 태부족이다. 환율 상승에는 국내외 요인이 복합작용 중이다. 우선 국내 정치 불안이 수습돼도 정치 파행이 초래한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한동안 지속될 것이다. 환율 점수가 깎인다(환율 상승)는 의미다.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관세 부과 정책도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다. 미국 인플레이션이 재점화될 거란 예측 때문이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올릴 일만 남았다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 이미 미 국채 30년 만기 금리가 연 5%에 육박했다. 2023년 11월 이후 최고치다.한국은 서방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초대받는 나라다. 올해 수출은 7000억달러를 넘어설 걸로 보인다. 전 세계 5위다. 대외금융자산은 2조5135억달러(외화보유액 4154억달러 포함), 경상수지 흑자가 900억달러, 국내 거주자 외화예금이 9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변칙 플레이의 달인이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그린란드와 파나마운하에 이어 캐나다에 이르기까지 미국의 영토를 확장할 수 있다는 그의 생각은 2차 세계대전 이후 국제관계의 근간으로 여겨진 국경과 주권에 대한 생각을 한순간에 흔들어 버렸다.팍스 아메리카나의 종언그의 발언을 트롤링(도발하기 위한 공격적 언사)으로 낮잡아 보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캐나다가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처럼 미국의 51번째 주(州)가 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 하지만 그의 영토 확장 발언이 힘을 받지 못한 1기 트럼프 정부 때와 달리 이번에는 적지 않은 공화당 인사가 그에게 동조하고 있다. 린지 그레이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상원의원(공화당)은 SNS에 지난해 선거 결과를 언급하면서 “캐나다 주가 빠졌다. 다음 번엔 이 문제를 고치겠다”고 적었다. 점잖은 외교가 인물들에겐 기절초풍할 발언이다. 하원 외교위원회도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영토 확장 발언을 ‘트럼프 독트린’이라 명명하며 치켜세웠다.특히 마이클 월츠 국가안보보좌관 지명자가 12일(현지시간) ABC방송에 출연해 파나마운하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 강화 등을 언급하며 “적들이 ‘우리 서반구’에 들어와서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것을 견딜 만큼 견뎠다”고 표현한 것은 의미심장하다. 월츠 지명자는 핵심 광물과 해상항로 등으로 그린란드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쇄빙선 60척을 갖춘 러시아와 달리 우리의 훌륭한 친구이자 동맹국인 덴마크는 그린란드에 개썰매 팀 몇 개밖에 둔 게 없다”고 적나라하게 비판했다.서반구 전체를 미국의 영역으로 인식하는 그의 &
“환경부의 실험 결과는 자체 실험과 크게 달라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노루페인트의 자동차 보수용 수성 페인트 ‘워터칼라플러스’가 기준치의 3.8배에 달하는 유해물질을 배출한다는 등의 이유로 환경부가 내린 회수 명령에 대해 회사 측이 밝힌 입장이다. 국가공인 시험인증기관 세 곳이 몇 주에 걸쳐 시행한 실험 결과를 못 믿겠다는 얘기다. 세 곳은 산업통상자원부 유관기관인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과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KTR), 보험개발원 자동차기술연구소(KIDI)로 모두 공신력 있는 인증기관이다.환경부가 이 실험을 세 곳에 맡긴 이유부터 들여다봐야 한다. KCC, 삼화페인트공업, 강남제비스코, 노루페인트 등 페인트 제조사 10곳이 2022년 환경부와 함께 맺은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저감을 위한 자발적 협약’을 노루페인트 측이 위반했다는 타 제조사들의 고발 때문이었다. VOCs 기준은 L당 200g인데 실험 결과 노루페인트 제품은 766g에 달했다. 또 워터칼라플러스는 수용성 바인더, 수용성 희석제와 섞어야 하는데 수성으로 섞었더니 색상 편차가 13.7로 크게 다르다는 결과도 나왔다. 반대로 유성 수지, 유성 희석제를 섞었을 때 색 편차가 0.5로 나타나 이 제품은 사실상 유성이라는 게 환경부의 결론이었다.이에 대해 노루페인트 측은 자체 실험 결과 색 편차는 13.7이 아니라 0.58인 데다 VOCs도 L당 167g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수성 제품 개발을 위해 평택 포승공장에 500억원 설비투자도 했는데 억울하다”며 이달 20~24일 자체 재실험을 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페인트업계의 불만은 더 있다. 업계는 공동 보도자료를 통해 “노루페인트가 이 제품을 대리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