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쿄=김경식 특파원 ]

일본의 금융대개혁(빅뱅)으로 본격적인 경쟁체제가 예상되는 가운데
일본금융기관들이 외국회사와 업무제휴를 맺고 일반회사가 자회사형태의
인하우스뱅크(사내은행)에서 외환을 결제키로 하는 등 대비태세를 가다듬고
있다.

홋카이도 타쿠쇼쿠은행은 16일 기자회견을 갖고 "영국 바클레이즈그룹과
주택자금대출, 대부채권의 증권화, 디리버티브(파생상품)개발 등에서 상호
협력하는 등 포괄적인 업무제휴를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내년 3월말까지 해외지사등의 철수작업을 마무리질 예정인 타쿠쇼쿠은행은
이를 위해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갖춘 바클레이즈의 도움을 필요로 했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 69년 일본에 진출한 바클레이즈도 빅뱅으로 인해 확대될 것으로
보이는 일본내의 사업기회를 잡기 위해 이번 제휴를 택하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바클레이즈는 은행과 증권업무를 겸하고 있는 종합금융기관으로 총자산이
37조2천억엔규모에 달한다.

이에 앞서 지난 4월 일본채권신용은행도 미국투자은행인 뱅커스트러스트와
업무제휴관계를 맺었다.

일본채권신용은행은 뱅커스측으로부터 해외사업의 전면철수에 필요한
지원을 받기로 했다.

한편 마루베니그룹은 최근 금융업무전반을 전담할 자회사 인하우스뱅크
(사내은행)를 내년 4월 설립키로 했다고 밝혔다.

마루베니는 "외국환법의 개정으로 가능해지는 외환결제를 비롯한 자금조달,
그룹사에 대한 투.융자등 실질적인 은행기능을 맡길 방침"이며 "미국 유럽
아시아지역에도 잇따라 사내은행을 설립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일본 주요종합상사들의 외환결제액은 연간 30~40조엔에 달하고 있으며
마루베니가 자회사와의 외환결제를 자체적으로 실시하면 수수료등이 기존의
절반선으로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일본생명보험이 미국의 대형투신사인 패트넌인베스트먼츠와 제휴를
맺었으며 야스다신탁은 연금 부동산 자금관리등을 중점분야로 선정 육성하고
있다.

일본업계에서는 빅뱅이 몰고올 금융의 국제화 자유화파고를 이겨내기
위한 일본기업들의 국내외 합종연횡, 사업구조조정이 갈수록 가속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