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가뭄, 재공연 러시.

올해 뮤지컬계의 두드러진 현상이다.

현재 공연중이거나 곧 막을 올릴 뮤지컬 작품으로는 삼성영상사업단의
"브로드웨이 42번가" (7월6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극단 광장의
"레미제라블" (7월27일까지 동숭아트센터 동숭홀), 환퍼포먼스의
"러브 앤 러브" (7월13일까지 뚜레박소극장), 극단 학전의 "모스키토"
(7월31일까지 학전그린), 연희단거리패의 "오구" (30일까지 정동극장),
서울뮤지컬 컴퍼니의 "사랑은 비를 타고" (19~8월31일 인간소극장) 등.

연초 공연된 "겨울나그네" (에이콤)와 공연중인 록뮤지컬 "모스키토"
(7월31일까지 학전그린)를 빼면 대형이든 소극장 공연이든 이렇다 할
신작이 없다.

"모스키토"도 순수창작극은 아니고 독일 작품을 우리실정에 맞게
번안한 것.

국내에는 처음 소개됐다.

지난해 "96 고래사냥" (환 퍼포먼스), "쇼코메디" (서울뮤지컬 컴퍼니),
"어느 곳에도 나의 발자국은 남아 있지 않다 : 부제 빅토르 최"
(서울시립가무단) 등 새 창작뮤지컬들이 꾸준히 소개된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이러한 현상은 상대적으로 제작비가 많이 드는 뮤지컬의 경우 요즘같은
불황에 신작을 올리기가 쉽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브로드웨이 42번가"는 지난해 삼성영상사업단이 23억원의 제작비를
들여 만든 작품.

국내 최초의 한미공동제작 (미 트로이카사와 합작)이라는 점과 함께
화려한 무대, 다이나믹한 탭댄스 등으로 화제를 모으며 전국에서 7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브로드웨이를 상징하는 42번가를 배경으로 한 시골 출신의 무명
코러스걸이 스타로 탄생하는 이야기.

지난해 공연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국내 제작진들이 중심이 되어 다시
무대에 올렸다.

작년과 올해 공개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여주인공 페기역의 임선애와
양소미를 비롯, 남경주, 김민수, 이정화, 최정원 등 국내 최고의 뮤지컬
스타들이 출연한다.

문의 508-8555.

"사랑은 비를 타고"는 뮤지컬 3인방이라 일컬어지는 오은희 (극본),
배해일 (연출), 최귀섭 (음악)씨가 하모니를 이룬 작품.

동욱과 동현, 두형제의 사랑을 그리고 있다.

살롱뮤지컬을 표방한 이 작품은 95년 개막이후 여러차례 지방 순회
공연에서도 객석 점유율 93%이상을 유지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지금까지 총 2백58회 공연에 10만6천여명이 관람.

이번 공연엔 남경읍, 이재우, 황현정이 출연한다.

문의 508-8555.

이같은 재공연의 경우 고정 레퍼터리화라는 긍정적 측면도 지닌다.

관객들의 입장에서 본 때도 수정과정을 거쳐 완성도를 높인 "돈 아깝지
않은" 작품을 감상한 있는 셈이다.

극단측에선 이미 유명세가 붙은 작품을 통해 안정적인 관객을 확보,
제작비 부담을 줄일수 있다.

그렇다라도 새로운 공연이 꾸준히 이뤄져야 레퍼토리공연 자체가
풍부해질수 있는 것은 물론이다.

< 박성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