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를 하다보면 외상값을 갚지 않고 버티는 사람을 자주 만나게 된다.

돈을 내놓으라고 다그쳐도 들은 척도 않는다.

도망가거나 재산을 도피시킬 준비를 하기도 한다.

이같은 황당한 일을 당하면 창업자로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 곤혹스럽다.

어쩔 수 없이 이럴 땐 강제처분 방법을 쓰는 수 밖에 없다.

다시말해 법원의 결정에 따라 채무자의 재산이나 채권을 처분해야 한다.

강제처분은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

압류와 가압류이다.

압류란 채무자의 재산이 다른 사람에게 넘어가지 않도록 조치하는 걸
말한다.

이에 비해 가압류는 채무자가 재산을 미리 처분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

법원의 확정판결을 받은 부동산이나 유체동산에 대해서는 압류딱지가
붙는다.

그러나 창업자들이 잘 알아둬야 할 가장 중요한 사항은 채무자의 채권에
대한 가압류절차다.

가압류는 채무자의 명의가 없어도 된다.

채권으로 강제회수절차를 받으려면 일단 공증을 받는게 좋다.

부도난 어음이나 수표 차용증 현금보관증 지급각서 물품계약서및
납품확인서만 있으면 법원은 별도의 변론없이 채권자가 제출한 서류만으로
신속하게 가압류명령을 내린다.

가압류 된 부동산에 대해서는 등기부등본에도 가압류라고 표시된다.

특히 다른 사람이 가압류한 부동산도 추가로 가압류할 수 있다.

한건의 부동산에 여러사람이 가압류한 경우 근저당을 새로 설정한 뒤
부동산을 처분, 채권금액에 비례해 배분한다.

그러나 가압류만으로는 채무명의를 획득하지 못했기 때문에 직접 경매처분
을 할순 없다.

따라서 가압류신청을 할때는 채무명의을 얻을 수 있는 지급명령도 같이
신청하는게 좋다.

채무자가 다른 사람에게 받을 빚이 있는 경우는 추심명령을 활용하면 된다.

추심명령이란 채무자의 채권을 이어받아 대신 돈을 받을 수 있는 권리이다.

추심명령에 의해 받은 돈은 법원에 신고해 다시 배당을 받아야 한다.

배당을 받기전 다른 사람이 여기에 압류를 해올 경우는 돈을 나눠 가져야
한다.

이밖에 채무자의 예금 봉급 퇴직금 등에 대해서도 압류할 수 있다.

이 경우는 법원이 은행이나 채무자 근무회사, 채무자의 물건을 산 회사
등에 압류명령을 송부할 때 가능하다.

그러나 빚을 받아내기 위해 법원을 드나들기 시작하면 엄청나게 많은
시간을 뺏긴다.

따라서 강제처분에 의존하기전에 최대한 돈을 먼저 받아내도록 힘을 써야
한다.

피할 수 없는 사고로 돈을 갚지 못해 애걸을 할 경우는 서로 원수지지
않도록 유보기간을 주는 것도 때론 필요하다.

빚관계를 놓고 서로 감정이 격앙되면 오히려 손해를 보는 것이 현실이다.

때문에 창업자는 평소 빚이 많은 사람이나 신용이 좋지 않은 사람과는
당초에 거래관계를 트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외상빚을 받지 못해 부도를 내는 기업이 예상외로 많다는 점을 명심하자.

< 중소기업 전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