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국제 신용평가기관에서 받는 등급이 일정수준 이하로 떨어질
경우 되사주는 조건을 붙인 채권을 런던 국제금융시장에서 발행한다.

산업은행은 17일 3억달러 규모의 5년만기 유러MTN(중기채권)방식의 채권을
런던시장에서 발행키로 하고 인수단 모집에 들어갔다.

미국의 골드먼 삭스사가 주간사를 맡은 이번 채권에는 산업은행 신용등급이
무디스사의 Baa1이하나 스탠다드&푸어사의 BB+이하로 떨어질 경우 풋옵션
(투자자들이 채권 발행사에 조기 환매를 요청할 수 있는 권리)을 행사할 수
있게 했다.

현재 산업은행의 신용등급은 무디스사 A1, 스탠다드&푸어스사 AA-로 돼
있어 3-4등급이나 떨어져야 환매가 이뤄질수 있다.

산업은행은 풋옵션을 붙여 이자율을 라이보(런던은행간 금리)+0.1875%로
결정했는데 이는 풋옵션 조건을 제시하지 않았을 때 보다 0.1-0.15%포인트
낮은 수준으로 분석된다.

산업은행은 또 3년후에는 채권자들로에게 채권을 조기에 상환할 수 있는
콜옵션까지 붙여 향후 금리가 낮아질 경우 대처할 수 있도록 했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채권발행 기관의 신용등급이 하락할 경우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채권이 발행되기는 이례적인 일로서 신용도탓에 해외차입에
어려움을 겪는 국내 금융기관에 좋은 선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 박기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