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의 철강업체들이 인수합병(M&A)과 전략적 제휴를 적극 추진하는
등 세계 철강업계에 구조조정 바람이 일고 있다.

이같은 기류는 국내 철강업계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보철강과 삼미특수강 등 부도업체들의 제3자인수 향배와 관련해
국내 철강산업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독일의 크루프 회슈사는 조강생산량에서 세계 10위
철강사인 티센사의 주식인수를 통한 공개매입을 추진하다 양사의 철강사업을
통합키로 최근 합의했다.

두 회사는 현재 통합을 위한 법적 절차만 남겨두고 있다.

네덜란드의 철강사인 후고벤스사는 벨기에의 보엘사와 합작을 추진중이며
세계 4위 철강사인 프랑스의 유지노사실로는 후고벤스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포르투갈의 판재류 공장을 최근 인수했다.

스페인의 공기업 성격 철강사인 CSI는 자기 회사 지분 30%를 합작
파트너에게 제공하는 형식으로 민영화를 추진중이다.

이밖에 핀란드의 라우타루키,오스트리아의 뵈스트알피네, 스웨덴의 사브
등도 다른 철강업체들과의 전략적 제휴를 모색하고 있다.

이같은 인수합병 및 전략적 제휴는 대규모 인원감축을 동반하고 있어
각 업체들의 경쟁력 강화방안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로 크루프 티센의 합병승인 직후 티센측은 앞으로 5년간 6천6백명의
감원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 9위 철강사인 영국의 브리티시스틸도 크루프 티센의 합병 발표 직후
자체적으로 대규모 인원감축과 비용절감 계획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한편 한국도 한보철강과 삼미특수강의 제3자인수등 처리절차를 앞두고
있어 철강산업 구조조정의 영향권 한복판에 있는 셈이다.

이들 업체를 어느 기업이 인수하느냐에 따라 기존 철강업계의 판도가
일거에 바뀔 것으로 점쳐진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 철강업계의 구조조정은 철강산업의 성숙화에 따른
불가피한 추세로 봐야 한다"며 "결국 이는 시너지 효과의 극대화와 비용감축
등 경쟁력 향상을 노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국내 철강업계에서도 한보나 삼미의 인수 문제와는 별개로
시너지 효과등을 겨냥한 기업 인수합병 등 구조조정이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 차병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