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김종필 총재가 여권의 대선주자들과 잇단 접촉을 갖고 있어 그의
움직임에 정치권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총재는 오는 21일 신한국당 김종호 의원과 골프회동을 할 예정이다.

또 신한국당 대권주자인 최병렬 의원과도 조만간 회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함께 오는 24일 전당대회이후 신한국당 이수성 이한동 고문과의 3자
골프회동을 추진하고 있다.

김총재의 이같은 행보는 ""DJP" 단일화는 태생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인식
속에 당내에서 급격하게 확산되고 있는 "JP 독자출마론"과 맥을 같이하고
있어 더욱 주목되고 있다.

김총재가 "DJP" 연합보다는 권력분산론을 주창하고 있는 여권세력과의
연대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설득력있게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김총재가 18일 밤 이한동 고문과 예상과는 달리 50여분동안 독대한 것이나
이수성 고문의 2천년에 권력구조에 대한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는 주장을
극찬한 것은 이같은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특히 김용환 사무총장이 "이번 대선은 내각제 지지세력과 대통령제 고수세력
간의 대결이 될 것"이라며 "뜻이 맞는 여권인사들과 접촉에 나서겠다"고
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받아들여진다.

이와관련 최근 자민련의 한 내부보고서는 김총재의 이같은 행보가 여야
보수세력간의 대연합을 염두해 둔 것이라는 분석을 제기 관심을 끌고 있다.

신한국당 경선과정에서 떨어져 나온 세력들을 흡수해 "범보수대연합"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보고서는 특히 "김대중 총재는 김영삼 대통령의 레임덕과 여권내 혼란을
활용, 후보단일화없이 독자출마로도 승리가 가능하다는 "3당 출마필승론"의
구상을 이미 마친 상태"라고 지적, 국민회의에 대한 극도의 불신감을 표출
하고 있다.

그러나 김총재의 이같은 행보에 대해 당내외의 비판적인 여론도 만만치
않다.

자민련 일각에서는 여전히 여권의 보수세력과의 연대에는 찬성하지만 "DJP"
의 단일화없이는 사실상 대선에서의 승리는 불가능하다는 논리를 갖고 있다.

자민련이 보수세력 결집의 주체가 되어야하나 "DJP" 단일화를 깨는 방향으로
나가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김총재의 이같은 행보가 "DJP" 연합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압박용"인지
아니면 독자출마를 전제로한 세결집인지는 아직 분명치 않다.

그러나 내각제를 고리로한 "대연합"을 구상하고 있는 김총재가 이같은
"줄타기"가 당분간 계속하리라는 것은 쉽게 예상할수 있다.

그래서 20일 광주에서 있을 김총재와 김대중 총재의 회동에서 어떤 얘기가
오갈지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대구=김태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