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민 < 일신창투 책임심사역 >

벤처캐피털리스트라는 직업이 나에게 매력을 느끼게 하는 것은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젊음과 변화가 깃든 때문으로 생각된다.

벤처캐피털리스트의 역할은 미래의 자본이익을 목표로 장래가 불명확한
사업에 투자하는 것.

유능한 벤처캐피털리스트가 되기 위해선 다소 이율배반적인 여러 능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가령 거시적으로 경제.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는지에 대한 이해를
해야 하는 동시에 특정 사업의 성공요소에 대한 세밀한 연구를 해야 한다.

기술적인 면과 함께 재무적인 측면의 이해도 필요하다.

서비스업에 종사한다는 봉사정신을 갖는 동시에 냉철한 투자자의 면모도
갖춰야 한다.

이런 점들이 끊임없는 변화를 요구하는 것이다.

내가 이 직업을 좋아하는 이유는 창의적이고 새로운 것을 추구한다는
점에서다.

각계 각층의 사람들을 만나면서 새로운 사업에 대한 투자요청을 듣고
새로운 기술의 출현을 알게 되고 공부해야 되고..

투자여부를 결정할 때까지는 매번 새로운 방법으로 그 사업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얻기 위해 여러 사람을 만나 의견을 듣고 자료를 연구하곤 한다.

그렇지만 중압감이 드는 직업이기도 하다.

투자가 집행되기 위해선 자신에게 백번을 물어봐도 백번 모두 투자하자고
말할수 있을 만큼 확신을 가져야 한다.

그러다보니 보통 투자심의하기 전날 밤은 잠을 못이룰 만큼 압박감을
받게 된다.

투자가 집행된 이후에도 그 회사가 혹시 잘못 되지나 않을까 하는 불안감에
새우잠을 잘때가 많다.

그럼에도 투자한 업체가 크게 성공해 기쁨을 함께할 때는 중압감을 초월
하는 희열과 보람을 느낀다.

이점이 나를 이 직업에 매어두는 이유인 것같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