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대통령과 일본 영국 이탈리아 3개국 정상과의 개별정상회담은 북한
식량문제를 비롯한 한반도정세와 경제협력 증진방안이 주요 의제였다.

일본과는 대북정책에 관한 공조체제확립이 주로 논의됐고 영국과 이탈리아
와는 경제협력관계가 주된 공동관심사였다.

김대통령은 하시모토총리와의 회담에서 일본측에 북한사정을 비교적 상세
하게 설명하며 일본의 대북한정책이 한-미-일 3국 공조체제내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우리측이 갖고 있는 정보를 인용, 북한의 식량난이 심각하지만 일부
국제기구 관계자들이 주창하는 것처럼 조만간 기근으로 인한 커다란 위기
상황이 초래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을 설명했다.

또 북한의 식량난은 일시적인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라는 점을 지적
하고 대규모의 식량지원은 4자회담과 남북신뢰의 틀 속에서만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시모토총리는 이같은 견해에 동의를 표하고 그동안 국내사정상 북한에
대한 인도적인 식량지원조차 하지 못했으나 이제는 인도적 식량지원에 대한
국제적인 협조요청을 무시할 수 없다고 강조, 북한에 대한 인도적 식량지원
의사를 표명했다.

김대통령도 이에대해 양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일 어업협정개정및 EEZ(배타적 경제수역) 경계획정과 관련, 일본은
오는 7월20일까지 해결할 움직임이 없을 경우 국내적으로 어려움에 봉착
한다고 지적, 협상일정만이라도 합의하자고 희망했으나 한국은 이에대해
실무적으로 더 검토해 계속 협의해 나가자고 답변했다.

이어 열린 이탈리아 영국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는 경제규모에 비해 상대적
으로 작은 규모인 무역과 상호투자를 대폭 확대하자는 방안이 주로 논의됐다.

우리의 경우 미/일에 편중된 무역 투자 기술협력을 다양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게 청와대 관계자의 설명이다.

자동차 항공 의류 등 첨단기술과 디자인 등에서 강점을 가진 이들 국가와의
산업기술협력및 전략적 제휴를 할 경우 국내기업의 경쟁력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우리측은 특히 영국측이 제기한 위스키 주세인하 요구에 대해 위스키수입이
크게 증가되고 있는 점을 강조하고 한-EU(유럽연합)간 협의를 통한 합리적
이고 원만한 해결을 촉구했다.

< 뉴욕 = 최완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