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 이회창대표가 자신의 사퇴 문제를 놓고 대립하고 있는
정치발전협의회와 대화를 모색하고 있으나 정발협과 반이 진영이
이를 거부, 양측간 갈등이 좀처럼 수그러들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정발협과 반이 진영은 김영삼 대통령 부재중 이대표 사퇴를 관철
시키겠다며 압박 공세의 고삐를 더욱 바짝 죌 태세여서 이번주가 경선
국면의 최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정발협은 이날 상임집행위를 열러 이대표가 대표직에 있는한 대화는
무의미한 것으로 보고 이대표 사퇴를 관철시키기 위한 공세를 강화키로
결론을 내렸다.

서청원 간사장은 ''이대표측이 억지주장을 토대로 불공정 경선행위를
계속할 경우 대표로서 수습키 어려운 곤경에 부딪칠 것''이라며
''이대표가 즉각 사퇴하는 것만이 사태 해결의 지름길''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정발협의 이같은 강공은 반이 진영의 협공 움직임과 맞물려 긴장감을
한층 고조시키고 있다.

반이 진영의 박찬종 이한동 고문과 김덕룡의원 등 ''3인연대''는 25일
이수성고문 이인제경기도지사 최병렬의원과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이대표 즉각 사퇴를 촉구하는 내용의 공동 선언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3인연대는 특히 이대표의 사퇴 시한을 이대표가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는 27일로 못박고 그때까지 구체적 조치가 나오지 않을 경우
경선 불참 등 공동 대응 방안을 강구할 방침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이같은 기류에 대해 이대표는 이날 ''정발협이 뭔가 잘못 알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직접 만나 설득할 생각''이라며 ''대표로서 당내 어느
누구와도 만날 수 있다''고 적극적인 대화에 나설 것임을 밝혔다.

이대표가 서석재 공동의장이나 서청원 간사장 등 정발협 핵심
인사들과 면담을 추진중인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이대표측은 정발협 등의 ''오해''가 단순히 ''대표 프리미엄'' 때문
이라기 보다는 만약 이대표가 대통령 후보로 당선될 경우 그 이후의
불확실한 상황에 대한 우려 탓으로 보고 있다.

이대표가 서의장등을 만나게 되면 대표직 수행 문제뿐만 아니라
경선 및 대선 이후 상황에 대한 의견까지 나누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대표측은 이와함께 반이진영에 대한 유화 제스처로 27일 출정식
때 지구당 위원장들을 무리하게 참석시키지 않기로 했다.

이대표측은 그러면서도 반이진영의 공세 강도가 김대통령 부재중,
그것도 김광일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정치특보로 전격 기용되면서부터
세지기 시작한데 대해 ''김심''이 반이쪽으로 쏠리고 있는게 아니냐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삼규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