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년간 중소기업현장을 취재다니면서 참 많은 기업인들을 만났다.

그 과정에서 ''사업하는 머리는 따로 있다''라는 사실을 너무나 자주
실감했다.

학교공부를 잘 했다고 사업을 잘하는 건 결코 아니었다.

지능지수(IQ)와 사업능력이 비례하는 것도 아니었다.

사업능력은 또 다른 재능에서 비롯된다는 걸 깊이 깨달았다.

그렇다면 이 사업능력을 평가하는 방법이 없을까.

요즘 지능지수와 함께 정서지수(EQ)가 중요하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사업을 하려는 사람은 IQ나 EQ보다 비즈니스 IQ, 즉 사업지수
(BQ)가 좋아야 한다.

BQ란 용어를 여기서 일단 공식화하고 이 BQ를 채점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하겠다.

이것은 상당히 경험적인 방법이긴 하지만 정확도가 높다고 자부한다.

BQ가 높은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은 모두 다섯가지다.

첫째 아침에 얼마나 일찍 일어나는가이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면 일단 BQ가 높은 사람이다.

아직까지 창업을 해서 성공한 사람치고 늦잠을 즐기는 사람은 본적이 없다.

늦잠을 많이 잔다면 스스로 점수를 깎는게 좋다.

창업을 꿈꾸는 사람으로서 아침 6시에 일어난다면 내일부터 한시간만 더
일찍 일어나길 권한다.

둘째는 남의 마음을 잘 헤아려야 한다는 것이다.

BQ가 높은 사람은 상대방의 마음을 잘 읽는다.

항상 자기보다는 상대방의 생각이 무언가를 이해하려고 힘쓴다.

남의 마음을 잘 헤아리는 사람은 친절하다.

사업을 시작하면 소비자의 욕구가 뭔지를 금방 알아낸다.

또 남에게 일을 넘겨줄줄 안다.

사업을 시작하고서 일을 넘겨주지 못하는 사람은 BQ가 낮은 사람이다.

셋째로는 얼마나 일을 스스로 찾아내 기획하느냐는 거다.

BQ가 높으면 결코 시키는 일만 하진 않는다.

현재 월급쟁이를 하고 있으면서도 자기 스스로 일을 찾아나선다.

필요이상으로 일을 만들어내 원성을 사기도 한다.

그럼에도 또 창의적인 일을 기안해낸다.

최근 한 기관에서 기획부서 출신과 공장기술자 출신중 어느편이 창업
성공률이 높은가를 조사해봤다.

예상외로 기획부서출신들의 창업성공률이 높았다.

스스로 일을 찾아내 계획을 짜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나타낸 것이다.

넷째는 얼마나 아끼느냐이다.

사업에 소질이 있는 사람은 거의가 구두쇠 경향을 지녔다.

돈을 펑펑 쓰는 사람은 단기적으로 성공을 거둘 수 있어도 얼마뒤에
전화를 걸어 보면 몇달전 문을 닫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사업을 시작하면 어디론가 자꾸만 돈이 빠져나가기 마련이다.

따라서 계속 점검을 해야 한다.

아끼는 습관을 가진 사람은 수리계산에 밝고 점검도 잘 한다.

다섯째 BQ가 높은 사람은 신용을 잘 지킨다.

시간약속을 잘 지킨다.

특히 자기 말에 책임을 진다.

허튼말을 함부로 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유머가 있다.

자, 여기서 스스로를 채점해보자.

이 5개항목중 세가지가 합격이면 일단 사업가적인 기질을 가진 셈이다.

네가지가 합격이면 훌륭한 사업가가 될 수 있다.

5개항목이 다 맞으면 오늘 당장 다니던 회사에서 사표를 내도 좋다.

< 중소기업 전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