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최전선] '여고생 입'을 빌려라..왕성한 호기심/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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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2일 오후 4시 서울여상1학년 1반교실.
막 종례식을 마친 50여명의 여학생들에게 ''투유초콜릿''2개씩이 나눠졌다.
하나는 기존제품, 다른 하나는 새로 개발한 신제품이었다.
이 두 개를 맛본후 여고생들은 한 장씩 받은 설문지에 시존제품과 신제품
의 맛과 느낌을 적어 냈다.
같은 시간 옆반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이 행사의 주체는 동양제과 마케팅팀.
이 팀은 여고생들을 대상으로 신제품시식회를 마친다음 설문지를 회수해
갔다.
그리고 설문지 내용을 검토, 새로 개발한 ''투유초콜릿''의 맛과 향 모양에
대한 여고생들의 의견을 회사측에 전달했다.
개선여지가 있으면 제품을 개선하라는 뜻이었다.
그보다 7개월쯤 전인 지난해 10월초 이화여고 숙명여고 잠실여고 경기여상
등 서울시내 30개 여고정문앞과 학교골목길에는 롯데제과 판촉요원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이들은 하교길의 여고생들에게 새로 개발한 ''크런티화이트''스낵과자를 나눠
주고 먹어보도록 했다.
이 시식용 크런키화이트의 포장뒷면에는 홍보문구를 인쇄해 놓았다.
롯데제과는 이때 4일간 시내 여고앞에서 이 행사를 벌여 모두 5만명에게
신제품을 맛보게 했다.
이에앞서 작년 3월 빙그레는 여고생 18명을 회사로 초대했다.
이들을 9명씩 두 그룹으로 나눠 새로 개발한 마늘빵스낵 ''마르쏘''를 먹어
보게 한후 소감을 들었다.
이와함께 이 여고생들과 제품과 관련한 아이디어를 서로 교환했다.
이처럼 여고생들을 마케팅에 활용하는 기업들이 많아지고 있다.
제품이 여고생을 겨냥한 경우는 물론 여중생에서 여대생까지의 신세대여성
을 타깃으로 할 때 여고생을 판촉요원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흔하다.
강한 소문전파력을 가진 여고생의 입을 빌리자는 마케팅전략이다.
여고생은 어떤 사회현상이나 소비형태의 기폭제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소비계층중 호기심이 가장 왕성하고 말이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상품이나 브랜드에 대한 전파력은 그 어느 소비계층보다 강해
여고생들의 입을 통한 구전효과는 매우 크다.
동양제과의 맹응렬 마케팅과장은 ''많은 제과 및 음료 화장품회사들은
여고생을 신제품개발이나 판촉활동에 활용하고 있다''고 말한다.
여고생의 소문전파력을 활용하는 사례를 한가지 더 들어보자.
국내모 화장품회사는 10대후반에서 20대초반까지의 신세대여성용 화장품을
개발, 일부 여고의 학생회장에게 무료 샘플을 보내고 있다.
학생회장이 제품을 써본후 친구들에게 그 이야기를 할 때 발휘되는 선전
효과를 노린 전략이다.
소문전파력이 강한 여고생중에서도 학생회장이라는 오피니언리더를 선택,
제품홍보효과를 극대화시키는 수법이다.
이같이 여고생의 입을 빌리는 국내의 마케팅전략은 외국에 비하면 초보
단계에 불과하다.
치밀성과 조직력에서 외국보다 훨씬 뒤떨어진다.
특히 우리와 라이프스타일이 비슷한 일본의 여고생활용기법은 매우 다양
하고 교묘하다.
일본 도쿄시내에 있는 틴즈네트워크십 회사.
여고생의 ''소문만들기''가 이 업체의 일이다.
도쿄인근과 지방에 있는 3백개 학교에 2천명정도의 여고생을 회원으로
확보하고 있는 이 회사는 판촉의뢰를 받은 회사의 신제품이 나오기 며칠전에
2천명의 멤버에서 신제품을 수십개씩 배달한다.
그리고는 친구들에게 나눠주라고 지시한다.
신제품을 나눠주는 학생들은 남들이 모르는 사실(신제품이 나왔다는 것)을
가르쳐 준다는 묘한 우월감으로 이 일을 즐겁게 한다.
물론 아르바이트비조로 약간의 돈을 받는다.
이 경우 한 학교 학생수가 1천명이라고 할 때 30만명에게 제품 소문이
퍼지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신제품의 소문은 빠르게 퍼진다.
이렇게 소문퍼뜨리기가 성공하면 방송과 신문등 메스컴이 소문의 제품을
''시대의 유행''으로 생각하고 추적한다.
그러면 일은 대성공이다.
이 제품이 매스컴을 통해 대중에게 알려지게 되고 그에따른 광고효과는
더할 나위없이 크다.
도쿄에는 틴즈네트워크십같은 회사가 상당히 많다.
제품이 잘 팔리는 것처럼 보이게 해 판매에 성공하기도 한다.
슈후노도모사는 작년 3월 여고생을 위한 패션잡지 ''카와이어''를 창간했다.
이때 이 회사는 전국 5백명의 여고생 명단과 주소를 파악, 5백엔씩 보냈다.
한가지 조건과 함께.
''아침등교길에 이 잡지를 사 점심시간때 학교에서 읽을 것.
친구들이 무슨 책이냐고 물으면 ''새로나온 잡지야''라고 대답할 것''이라는
조건이다.
이 회사는 이렇게 소문을 만들어냈다.
결과는 창간호 25만부 판매였다.
이덕에 인기잡지로 인정받아 지금도 30만부가 팔리고 있다.
90년대들어 사회는 십인십색의 소비형태를 띠고 있다.
특히 대학생이상의 성인사회에는 일인십색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소비자
들의 라이프스타일은 천차만별이다.
이 때문에 성인사회에서는 집단적인 ''붐''이 일어나기 힘들다.
그러나 남이 하는 거슬 곧바로 모방하는 특성을 지닌 여고생은 집단적인
붐을 조성하는 소비계층이다.
식품음료업계 관계자들은 ''여고생의 입만 잘 빌리면 절반은 성공''이라고
말한다.
<이정훈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26일자).
막 종례식을 마친 50여명의 여학생들에게 ''투유초콜릿''2개씩이 나눠졌다.
하나는 기존제품, 다른 하나는 새로 개발한 신제품이었다.
이 두 개를 맛본후 여고생들은 한 장씩 받은 설문지에 시존제품과 신제품
의 맛과 느낌을 적어 냈다.
같은 시간 옆반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이 행사의 주체는 동양제과 마케팅팀.
이 팀은 여고생들을 대상으로 신제품시식회를 마친다음 설문지를 회수해
갔다.
그리고 설문지 내용을 검토, 새로 개발한 ''투유초콜릿''의 맛과 향 모양에
대한 여고생들의 의견을 회사측에 전달했다.
개선여지가 있으면 제품을 개선하라는 뜻이었다.
그보다 7개월쯤 전인 지난해 10월초 이화여고 숙명여고 잠실여고 경기여상
등 서울시내 30개 여고정문앞과 학교골목길에는 롯데제과 판촉요원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이들은 하교길의 여고생들에게 새로 개발한 ''크런티화이트''스낵과자를 나눠
주고 먹어보도록 했다.
이 시식용 크런키화이트의 포장뒷면에는 홍보문구를 인쇄해 놓았다.
롯데제과는 이때 4일간 시내 여고앞에서 이 행사를 벌여 모두 5만명에게
신제품을 맛보게 했다.
이에앞서 작년 3월 빙그레는 여고생 18명을 회사로 초대했다.
이들을 9명씩 두 그룹으로 나눠 새로 개발한 마늘빵스낵 ''마르쏘''를 먹어
보게 한후 소감을 들었다.
이와함께 이 여고생들과 제품과 관련한 아이디어를 서로 교환했다.
이처럼 여고생들을 마케팅에 활용하는 기업들이 많아지고 있다.
제품이 여고생을 겨냥한 경우는 물론 여중생에서 여대생까지의 신세대여성
을 타깃으로 할 때 여고생을 판촉요원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흔하다.
강한 소문전파력을 가진 여고생의 입을 빌리자는 마케팅전략이다.
여고생은 어떤 사회현상이나 소비형태의 기폭제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소비계층중 호기심이 가장 왕성하고 말이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상품이나 브랜드에 대한 전파력은 그 어느 소비계층보다 강해
여고생들의 입을 통한 구전효과는 매우 크다.
동양제과의 맹응렬 마케팅과장은 ''많은 제과 및 음료 화장품회사들은
여고생을 신제품개발이나 판촉활동에 활용하고 있다''고 말한다.
여고생의 소문전파력을 활용하는 사례를 한가지 더 들어보자.
국내모 화장품회사는 10대후반에서 20대초반까지의 신세대여성용 화장품을
개발, 일부 여고의 학생회장에게 무료 샘플을 보내고 있다.
학생회장이 제품을 써본후 친구들에게 그 이야기를 할 때 발휘되는 선전
효과를 노린 전략이다.
소문전파력이 강한 여고생중에서도 학생회장이라는 오피니언리더를 선택,
제품홍보효과를 극대화시키는 수법이다.
이같이 여고생의 입을 빌리는 국내의 마케팅전략은 외국에 비하면 초보
단계에 불과하다.
치밀성과 조직력에서 외국보다 훨씬 뒤떨어진다.
특히 우리와 라이프스타일이 비슷한 일본의 여고생활용기법은 매우 다양
하고 교묘하다.
일본 도쿄시내에 있는 틴즈네트워크십 회사.
여고생의 ''소문만들기''가 이 업체의 일이다.
도쿄인근과 지방에 있는 3백개 학교에 2천명정도의 여고생을 회원으로
확보하고 있는 이 회사는 판촉의뢰를 받은 회사의 신제품이 나오기 며칠전에
2천명의 멤버에서 신제품을 수십개씩 배달한다.
그리고는 친구들에게 나눠주라고 지시한다.
신제품을 나눠주는 학생들은 남들이 모르는 사실(신제품이 나왔다는 것)을
가르쳐 준다는 묘한 우월감으로 이 일을 즐겁게 한다.
물론 아르바이트비조로 약간의 돈을 받는다.
이 경우 한 학교 학생수가 1천명이라고 할 때 30만명에게 제품 소문이
퍼지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신제품의 소문은 빠르게 퍼진다.
이렇게 소문퍼뜨리기가 성공하면 방송과 신문등 메스컴이 소문의 제품을
''시대의 유행''으로 생각하고 추적한다.
그러면 일은 대성공이다.
이 제품이 매스컴을 통해 대중에게 알려지게 되고 그에따른 광고효과는
더할 나위없이 크다.
도쿄에는 틴즈네트워크십같은 회사가 상당히 많다.
제품이 잘 팔리는 것처럼 보이게 해 판매에 성공하기도 한다.
슈후노도모사는 작년 3월 여고생을 위한 패션잡지 ''카와이어''를 창간했다.
이때 이 회사는 전국 5백명의 여고생 명단과 주소를 파악, 5백엔씩 보냈다.
한가지 조건과 함께.
''아침등교길에 이 잡지를 사 점심시간때 학교에서 읽을 것.
친구들이 무슨 책이냐고 물으면 ''새로나온 잡지야''라고 대답할 것''이라는
조건이다.
이 회사는 이렇게 소문을 만들어냈다.
결과는 창간호 25만부 판매였다.
이덕에 인기잡지로 인정받아 지금도 30만부가 팔리고 있다.
90년대들어 사회는 십인십색의 소비형태를 띠고 있다.
특히 대학생이상의 성인사회에는 일인십색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소비자
들의 라이프스타일은 천차만별이다.
이 때문에 성인사회에서는 집단적인 ''붐''이 일어나기 힘들다.
그러나 남이 하는 거슬 곧바로 모방하는 특성을 지닌 여고생은 집단적인
붐을 조성하는 소비계층이다.
식품음료업계 관계자들은 ''여고생의 입만 잘 빌리면 절반은 성공''이라고
말한다.
<이정훈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