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어음(CP)의 최대 매수처인 은행신탁이 연 12%대 이하의 CP는 매입하지
않기로 결의했다.

이로 인해 기업들의 자금조달비용이 올라감은 물론 시장금리의 상승도 우려
되고 있다.

이를두고 일부에선 은행신탁이 시장금리를 조작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25일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신탁 관계자들은 최근 모임을 갖고 현재의 CP
금리수준인 연 11%대에선 자금을 매칭(운용과 조달 일치)하기가 곤란하다고
판단, 연 12%대로 금리가 오르기 전까지 CP를 매입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

은행들은 특히 최근 일부기업의 부도설이 나돌면서 CP의 리스크가 더 부각
돼 CP로의 자금운용을 극히 꺼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따라 전전주말(14일) 연 11.35%를 나타내던 3개월물 CP 할인율은
꾸준히 상승세를 지속, 이날엔 전일보다 0.1%포인트가량 오른 연 11.70%~
연 11.75%에서도 매수세가 부진했다.

은행들은 남아도는 자금들을 주로 콜시장에 내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들의 이같은 CP 매입 거부방침으로 시장금리가 불안해지자 재정경제원
은 이날 각 은행들을 상대로 긴급히 동향파악에 나섰다.

자금시장의 한 관계자는 "비록 CP 매입을 완전히 중단하는 사태는 예상하기
힘들겠지만 은행들의 자금운용이 그만큼 보수화돼 있다는 증거"라며 "최근
자금악화를 겪은 일부 기업도 종금사가 무리하게 CP를 교환에 회부한데다
은행들마저 CP 매입을 기피, 복합적으로 생겨난 현상"이라고 말했다.

< 이성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