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요법을 암치료에 적용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암은 유전자의 소실 증폭 돌연변이등으로 유전적인 결함이 누적돼
발생한다는 확신이 짙어지고있다.

이에따라 "유전자 바꿔치기"를 통한 유전자치료법이 부각되고있다.

국내에서는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원자력병원 중앙대병원 생명공학
연구소 등에서 이 연구를 진행중이다.

유전자치료는 <>암세포를 죽이는 P53유전자를 세포핵 안으로 주입하는
방법 <>암세포를 항원으로 인식,이를 분해하는 사이토카인의 분비를
촉진해 활성화하는 유전자를 세포핵에 주입해 항암면역성을 증강하는
방법이 주가 되고있다.

그러나 이론과 달리 유전자암치료를 실제 임상에 적용하기에는 세가지의
난관이 따르는데 첫째는 발병의 메커니즘을 정확히 규명하는 것이다.

둘째는 이에 따른 임상전략을 세우는 것.

셋째는 정상화유전자를 세포의 핵내로 운반하는 벡터를 발굴 개량하는
것으로 현재 가장 어렵고 연구가 집중된 분야다.

유전자 벡터는 아데노바이러스 리트로바이러스 등에서 복제유전자를
제거해 바이러스가 갖고있는 병원성및 자가증식 능력을 없앤것이다.

인체는 벡터를 이물질로 인식하기 때문에 정상화유전자는 세포핵에
도달하기 전에 B면역세포에 의해 산산조각나기 십상이다.

그리고 벡터인 바이러스에 복제능력이나 병원성이 잔존하고 있으면
도리어 인체에 감염질환이나 암을 유발할수도 있다.

서울대병원 허대석 교수는 95년8월부터 1년간 환자의 암덩어리에서
암세포를 분리해 배양한뒤 조직적합항원인 "HLA-B7단백질"과 결합시켜
이를 환자의 종양에 다시 주입하는 방법을 썼다.

암세포는 자기위장을 잘해 면역시스템에 발각되지 않으므로 이 단백질을
붙여 표시한 것이다.

이 표시가 붙으면 T세포가 활성화돼 암세포를 공격하게 되며 이를
종양백신치료라고도 한다.

그러나 피부흑색종환자등 9명에게 이런 방법을 시도했으나 2명만이
미미한 효과를 보는 수준에 그쳤다.

서울대 김선영 박사와 삼성의료원 박찬형 박사는 지난4월 말기유방
암환자를 대상으로 사이토카인의 하나인 인터루킨-12유전자를 세포에 직접 찔
러 넣는 방법을 실시해 귀추가 주목되고있다.

현재 국내외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방법은 P53유전자를 이용한
유전자치료로 세계적으로 2백20건의 동물실험 또는 임상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P53유전자는 23개 염색체중 17번째에 들어있는 유전자로 암을 억제하는
자정능력을 갖추고있다.

암발생의 50~60%가 P53유전자의 기능상실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특히 자궁암 폐암 유방암 등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작년 가을에 중앙대 문우철 교수의 P53유전자치료가 과대포장돼 보도되는
바람에 1천명이 넘는 암환자가 몰려 북새통을 이루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문교수는 근육주사로 P53유전자를 핵까지 도달시키려했는데 성공률이
1%선에도 못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P53유전자에 결함이 생기면 세포자살과 세포노화에 이상이 생긴다는
사실이 발견됨에 따라 새로운 치료전략이 모색되고있다.

세포자살은 세포가 더이상 자신이 인체전체에 필요하지 않다고 감지하거나
심각한 손상을 입었을 경우 자살하는 것이다.

올챙이가 개구리가 될때 꼬리가 저절로 없어지는 것처럼 암세포도
세포자살에 의해 사라져야 암이 억제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불필요한 세포는 P53에 의해 노화돼 사멸된다.

이밖에 암세포에만 선택적으로 기생해 원자폭탄처럼 분열해 암세포를
깨뜨리는 스마트바이러스, 암유전자의 복제시 전사활동을 억제하는 자물쇠
역할을 하는 안티센스유전자를 이용한 암치료가 모색되고 있다.

암발생 메커니즘은 유전자치료연구에 충분할 만큼 밝혀져가고 있으나
벡터개발과 실제임상적용에 많은 애로가 있어 보편화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도움말 : 삼성생명과학연구소 황은성 박사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