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여러 모임에 참여하고 있지만 그중 가장 자랑스러운 모임은 ROTC
7기 부부산악회라고 분명히 말한다.

"건강과 우정, 그리고 사랑"을 모토로하고 있는 이 모임은 출신지역이나
대학 직업을 가리지 않고 오직 산을 사랑하고 가족애가 돈독한 대한민국
ROTC 7기생들의 모임으로 작년 3월27일 결성된후 매주 일요일에 부부가
함께 서울 도봉산을 오르면서 전우애와 부부애를 다지면서 건강증진을
도모하고 있다.

모두가 장교출신인지라 28년전 최전방고지에서 소대장으로서 산악훈련
하던때의 기상으로 도봉산을 다람쥐처럼 날렵하게 오르내린다.

육신은 이미 지천명의 나이를 넘어서 손자를 둔 친구도 있지만 마음은
아직도 청춘이다.

우리 모임은 육체의 단련만으로 만족하지 않고 회원과 가족들의 문학적
소질을 발굴하여 책으로 남기고자 지난 1년간의 산행일지와 회원들의
주옥같은 글을 모아서 동인지인 "인자요산"의 창간호를 발간했다.

등산을 함께 하면서 세상돌아가는 이야기, 나라걱정, 옛날 군시절의
무용담, 사업이야기, 자녀이야기, 국가경제걱정, 유머 등을 나누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산정성에 도달해서는 박영배 동기생의 지도로 기수련을
함으로써 심신을 맑게한다.

산을 내려와서 하산주로 막걸리 한잔을 더하면 천하를 얻는 기분이다.

집안에서 아내와의 대화가 사무적이고 명령조였던 필자가 산행 시작후
차츰 부드러워졌고 산행중에는 사랑하는 아내가 실족이라도 할까봐 손을
잡아 당겨주고 부축함으로써 부부의 정을 더욱 깊게 해주고 건강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

우리 모임의 회장은 열성적으로 매사에 앞장서는 장준식 약학박사
(보건복지부과장), 부회장은 강경남(의정부재향군인회장), 기획이사에는
지용만(뉴웰트레이딩부사장), 총무이사에는 이석재(종암여중교사),
사업담당이사에는 도윤주(CM 포인트대표.영화감독), 감사에는 이근왕
(백하상사대표), 산악대장에는 윤좌영, 노래방담당에는 고영은 동기생이
수고를 아끼지 않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