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인터뷰] 이종훈 <한국전력 사장>에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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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훈 한국전력사장은 지난해 봄 사장직을 연임한후부터 상복이 터졌다.
한국능률협회 최고경영자상(95년5월)을 필두로 정부경영평가 최우수기관
선정(96년6월), 대한상의 기업혁신 금상(96년12월) 등을 잇따라 수상했다.
그러나 이사장에게 있어 무엇보다 감격스러운 것은 지난 12일 세계
2백64개 전력회사들의 모임인 미국 에디슨전기협회(EEI)가 수여하는
''에디슨상 대상''을 받은 일일게다.
세계 전력산업계의 최고 권위를 지난 이 상의 수상으로 한전과 이사장의
성적표가 국제적으로도 공인받은 셈이기 때문이다.
때마침 전력수요가 피크를 이루고 전력요금 인상안도 이슈가 되어있는
터라 본사 김기웅 산업1부장이 서울 삼성동 한전 본사 집무실에서 그를
잠시 만났다.
1간30분동안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사장은 공채 1기출신의 정통 ''한전맨''
답게 한전의 현주소와 미래를 묻는 질문에 거침없고 시원스럽게 대답했다.
=====================================================================
-축하드립니다.
이번에 큰 상을 받으셨더군요.
"무엇보다 세계 전력산업계에서 한전의 우수성을 인정해주었다는 점에서
기쁩니다.
제 개인의 영광이 아니라 한전 전 임직원들의 영광이죠"
-매출액 순익등 각종 경영지표로 볼 때 한전은 분명 국내 최고수준의
기업이지만 이것이 독점기업의 혜택이라는 시각도 많습니다.
"회사에 들어오실 때도 보셨겠지만 93년도에 취임하면서 제가 내건
기치가 "세계전력산업을 선도하는 초일류기업"이었습니다.
특별한 경쟁상대가 없는 우리가 한반도내에서 1등을 하는 것은 의미가
없고 그렇다고 세계 모든 기업중에서 최고가 되자고 하는 것도 허황된
얘기고 해서, 전력산업에 관한한 세계에서 톱을 차지하자는 비전을
내세웠던 것이지요.
이번 에디슨상수상은 그같은 노력의 작은 결실로 생각됩니다.
독점기업이 누리는 혜택만으로 한전이 존재하고 있다면 우리가 어떻게
이런 상을 받을수 있었겠습니까"
-아시아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수상한 것이라지요.
"세계 전력회사의 경영실적 전반을 평가해 주는 상으로는 에디슨상이
유일합니다.
세계적 전력회사로 늘 경쟁상대로 느끼는 일본의 도쿄전력이나
간사이전력도 못받은 상을 우리가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받았다는데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취임직후부터 "새한전 창달"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기업혁신 운동에
나섰는데 성과는 어땠습니까.
"사장이 되기전에 부사장직을 5~6년간 수행했던 경험이 경영전반을
일찍 파악할수 있었던 데에 큰 도움이 됐어요.
그때 제가 가장 절실히 느낀 것은 공기업에도 경쟁체제를 도입해야
겠다는 것이었죠.
공기업의 가장 큰 취약점은 "우리회사는 절대 안 망한다"는 안이한
분위기 때문에 경쟁 마인드가 없다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하셨습니까.
"한전 내부의 조직간, 또 개인간 경쟁을 유발시키기 위해 청탁을 철저히
배제하는 투명한 인사제도를 실시한 것을 들수 있어요.
또 사장의 직무권한을 집행간부및 사업소장에게 대폭 이양한 뒤 그 성과를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반영해 왔습니다.
이같은 방침이 직원들에게 알려지면서 열심히 하려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3만7천여명의 힘이 한데 결집되는 결과까지 나오더군요.
결국 공기업에의 경영혁신에도 시장경제의 요체인 경쟁체제도입이
핵심입니다"
-한전의 민영화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한전이 민영화되면 전기료가 훨씬
싸질수 있다"는 얘기들을 많이 합니다.
외국과 비교했을때 우리의 전기요금은 어느 수준입니까.
"미국에 비해서는 평균적으로 비싼 편입니다.
그러나 영국이나 대만에 비해서는 월등히 싸고, 특히 일본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의 수준입니다.
미국이 우리보다 저렴한 이유는 석탄발전소의 경우 석탄광구 근처에
발전소를 지어 운영하지만 우리는 석탄 가스 기름 등을 전부 외국에서
수입해야 하지 않습니까.
다행히도 원자력 발전소를 효과적으로 도입해 아주 성공적으로 운전하고
있는 것이 전력요금을 낮출 수 있는 원동력이 됐어요"
-원전 말씀을 하셨으니 발전소 부지확보가 쉽지않은 난제일텐데..
"그렇습니다.
그나마 과거 사장들께서 선견지명이 있어 월성등에부지를 마련하면서
대규모로 확보한 덕을 톡톡히 보고 있습니다.
최근 신규 부지로 확보한 지역도 모두 기존 원전의 인근 지역입니다.
앞으로 두곳 정도만 더 마련하면 부지는 더 마련할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핵폐기물 처리는 더욱 골치아픈 문제지요.
"굴업도 사태이후 아직도 마땅한 처리 장소를 못잡고 있는 형편이에요.
대신 폐기물을 유리화하는 프로젝트가 진행중이어서 여기에 큰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폐기물에 고온을 가해 유리로 만든다는 것인데 유리는 1억년이 가도 물에
녹지않아 지하수 등에 녹아들어갈 염려가 없어요"
-무척 고무적인 기술인데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습니까.
"현재 프랑스 회사와 공동으로 파일럿 플랜트를 건설중입니다.
기술의 상용화만 성사되면 상당기간 폐기물 처분장이 없어도 될것
같습니다.
폐기물의 부피도 지금보단 20분의1로 줄일수 있어 당분간 지금의
임시저장고로도 충분하게 됩니다"
-며칠전부터 벌써 전력소비량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기 시작했더군요.
해마다 이맘때면 "전력예비율"이 논란거리가 되곤 하지요.
"예비율 문제는 좀 다른 각도로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제 기억에 지난 63~64년도에는 예비율이 30%가 넘었습니다.
그런데도 제한송전을 1년에 서른차례 이상이나 하는 해프닝이 벌어졌지요.
툭하면 발전소가 서버렸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지금은 발전소 건설에서부터 운영까지 기술이 고도화되어 그같은
사고가 원전 1기당 1년에 한차례 정도에 불과합니다.
예비율을 무조건 높게 가져 가는 것만이 능사는 아닙니다"
-과다한 예비율확보는 그만큼 유휴설비에 대한 투자를 전제로 하는 것인
만큼 경제적 측면에서도 비효율적이란 말씀이시죠.
"바로 그렇습니다"
-올 여름철 대책은 세워 놓으셨습니까.
"금년에는 작년 여름보다 4백20만kW 가량 설비 증설을 해 놨습니다.
이럴 경우 올여름 피크철에 최대 전력수요를 3천6백만kW로 예상할때
약 7% 정도의 예비율을 유지할수 있습니다.
이는 예비 공급량으로는 2백50만kW 정도로 원전 2기, 화전1기 용량의
여유는 있다는 것이죠"
-에너지 사용과 관련한 소비자행태는 요즘 어떻다고 보십니까.
"솔직히 아직도 개선의 여지가 너무나 많습니다.
오늘도 점심자리에 갔더니 벗었던 웃옷을 다시 입어야 할 정도로
에어컨을 강하게 켜놔서 한마디 하고 왔습니다.
게다가 요즈음은 에어컨 냉장고등 전기제품도 모두 대형만 찾는다지요.
에너지 자원이 전혀 없는 나라에서 이렇게 낭비해서는 안됩니다"
-노태우 대통령 시절, 한때 정부종합청사의 에어컨 가동을 중단시켰던
기억이 나는군요.
"그런 얘기가 아닙니다.
그 정책은 그야말로 잘못된 전시 행정의 표본이지요.
그 무더운 여름에 종일 에어컨을 안틀어서 업무가 마비됐으니 얼마나
비효율적인 일입니까.
국민들이 불안에 떨게 할 정도로 에너지절약을 강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전기 소비를 줄이기 위해서는 전기 요금체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더군요.
"상대적으로 산업용가격이 싸 에너지 다소비산업구조를 조장한다는
측면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큰문제는 농사용입니다.
70년대 가격인 kW당 30원대가 아직까지 유지되고 있으니 말입니다.
특히 농사용 전기료가 이처럼 왜곡된 것은 많은 농촌지역 국회의원들을
후원하고 있는 농기업자들의 로비 때문입니다"
-그런 말씀 하시다가 괜히 국회의원들에게 밉보이는 것 아닙니까.
"국회의원들이 잘못 판단하는 것이니 어쩔 수 없습니다.
농민의 거의 대부분은 한달에 3kW를 채 못씁니다.
그러나 양식업자등 한달에 5백킬kW 정도 쓰는 사람들은 적어도 투자액수가
30억~40억원에 달하는데 이들을 단순히 농민이라고는 볼수 없지요.
그같은 요금 구조 때문에 특히 발전소 규모가 작은 제주도 같은 곳에서는
단가가 비싸서 1년에 5백억원 가량 적자를 내면서 공급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해외 전력 사업도 활발히 추진하시는것 같던데..
"최근 중국 산동성및 중국 전기공업국과 공동으로 산동성 해양원자력
발전소의 타당성 조사를 마쳤는데 아마 한국 표준형 원전을 수출하는
쾌거를 이룩할 것 같습니다.
또 인도네시아의 선거가 끝나면 원전 국제입찰을 실시하는데 우리가
초청을 받을 것이 확실합니다.
수주를 하느냐 못하느냐를 떠나서 원전 입찰에 한국이 초청을 받는 다는
것만 해도 대단한 발전이지요"
-북한에 대한 경수로 지원사업은 차질이 없습니까.
"상세히 말씀드릴순 없지만 별다른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끝으로 한전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짚어 주신다면.
"종업원 1인당 노동생산성이 6백82만kW로 도쿄전력을 능가하며 세계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습니다.
또 국제신인도 등급이 AA-(마이너스)로 국내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세계
5백대 기업중 1백30위에 올라있어요.
한전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은 초두에도 말씀 드렸듯이 경영기술등 모든
측면에서 세계전력사업을 선도하는 초일류 전력회사가 되는 것입니다"
=======================================================================
[[ 약력 ]]
<> 경북 안동 출생(35년)
<> 안동 농림고(53년)
<> 서울대 전기공학 졸업(57년)
<> 한국전력공사 입사(61년)
<> 한전 고리원자력본부장(83년)
<> 한전 부사장(85년)
<> 한국전력기술 사장(90)년
<> 한전 사장(93년)
<> 한국 엔지니어링클럽 회장(95년)
=======================================================================
< 정리=윤성민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27일자).
한국능률협회 최고경영자상(95년5월)을 필두로 정부경영평가 최우수기관
선정(96년6월), 대한상의 기업혁신 금상(96년12월) 등을 잇따라 수상했다.
그러나 이사장에게 있어 무엇보다 감격스러운 것은 지난 12일 세계
2백64개 전력회사들의 모임인 미국 에디슨전기협회(EEI)가 수여하는
''에디슨상 대상''을 받은 일일게다.
세계 전력산업계의 최고 권위를 지난 이 상의 수상으로 한전과 이사장의
성적표가 국제적으로도 공인받은 셈이기 때문이다.
때마침 전력수요가 피크를 이루고 전력요금 인상안도 이슈가 되어있는
터라 본사 김기웅 산업1부장이 서울 삼성동 한전 본사 집무실에서 그를
잠시 만났다.
1간30분동안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사장은 공채 1기출신의 정통 ''한전맨''
답게 한전의 현주소와 미래를 묻는 질문에 거침없고 시원스럽게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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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드립니다.
이번에 큰 상을 받으셨더군요.
"무엇보다 세계 전력산업계에서 한전의 우수성을 인정해주었다는 점에서
기쁩니다.
제 개인의 영광이 아니라 한전 전 임직원들의 영광이죠"
-매출액 순익등 각종 경영지표로 볼 때 한전은 분명 국내 최고수준의
기업이지만 이것이 독점기업의 혜택이라는 시각도 많습니다.
"회사에 들어오실 때도 보셨겠지만 93년도에 취임하면서 제가 내건
기치가 "세계전력산업을 선도하는 초일류기업"이었습니다.
특별한 경쟁상대가 없는 우리가 한반도내에서 1등을 하는 것은 의미가
없고 그렇다고 세계 모든 기업중에서 최고가 되자고 하는 것도 허황된
얘기고 해서, 전력산업에 관한한 세계에서 톱을 차지하자는 비전을
내세웠던 것이지요.
이번 에디슨상수상은 그같은 노력의 작은 결실로 생각됩니다.
독점기업이 누리는 혜택만으로 한전이 존재하고 있다면 우리가 어떻게
이런 상을 받을수 있었겠습니까"
-아시아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수상한 것이라지요.
"세계 전력회사의 경영실적 전반을 평가해 주는 상으로는 에디슨상이
유일합니다.
세계적 전력회사로 늘 경쟁상대로 느끼는 일본의 도쿄전력이나
간사이전력도 못받은 상을 우리가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받았다는데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취임직후부터 "새한전 창달"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기업혁신 운동에
나섰는데 성과는 어땠습니까.
"사장이 되기전에 부사장직을 5~6년간 수행했던 경험이 경영전반을
일찍 파악할수 있었던 데에 큰 도움이 됐어요.
그때 제가 가장 절실히 느낀 것은 공기업에도 경쟁체제를 도입해야
겠다는 것이었죠.
공기업의 가장 큰 취약점은 "우리회사는 절대 안 망한다"는 안이한
분위기 때문에 경쟁 마인드가 없다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하셨습니까.
"한전 내부의 조직간, 또 개인간 경쟁을 유발시키기 위해 청탁을 철저히
배제하는 투명한 인사제도를 실시한 것을 들수 있어요.
또 사장의 직무권한을 집행간부및 사업소장에게 대폭 이양한 뒤 그 성과를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반영해 왔습니다.
이같은 방침이 직원들에게 알려지면서 열심히 하려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3만7천여명의 힘이 한데 결집되는 결과까지 나오더군요.
결국 공기업에의 경영혁신에도 시장경제의 요체인 경쟁체제도입이
핵심입니다"
-한전의 민영화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한전이 민영화되면 전기료가 훨씬
싸질수 있다"는 얘기들을 많이 합니다.
외국과 비교했을때 우리의 전기요금은 어느 수준입니까.
"미국에 비해서는 평균적으로 비싼 편입니다.
그러나 영국이나 대만에 비해서는 월등히 싸고, 특히 일본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의 수준입니다.
미국이 우리보다 저렴한 이유는 석탄발전소의 경우 석탄광구 근처에
발전소를 지어 운영하지만 우리는 석탄 가스 기름 등을 전부 외국에서
수입해야 하지 않습니까.
다행히도 원자력 발전소를 효과적으로 도입해 아주 성공적으로 운전하고
있는 것이 전력요금을 낮출 수 있는 원동력이 됐어요"
-원전 말씀을 하셨으니 발전소 부지확보가 쉽지않은 난제일텐데..
"그렇습니다.
그나마 과거 사장들께서 선견지명이 있어 월성등에부지를 마련하면서
대규모로 확보한 덕을 톡톡히 보고 있습니다.
최근 신규 부지로 확보한 지역도 모두 기존 원전의 인근 지역입니다.
앞으로 두곳 정도만 더 마련하면 부지는 더 마련할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핵폐기물 처리는 더욱 골치아픈 문제지요.
"굴업도 사태이후 아직도 마땅한 처리 장소를 못잡고 있는 형편이에요.
대신 폐기물을 유리화하는 프로젝트가 진행중이어서 여기에 큰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폐기물에 고온을 가해 유리로 만든다는 것인데 유리는 1억년이 가도 물에
녹지않아 지하수 등에 녹아들어갈 염려가 없어요"
-무척 고무적인 기술인데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습니까.
"현재 프랑스 회사와 공동으로 파일럿 플랜트를 건설중입니다.
기술의 상용화만 성사되면 상당기간 폐기물 처분장이 없어도 될것
같습니다.
폐기물의 부피도 지금보단 20분의1로 줄일수 있어 당분간 지금의
임시저장고로도 충분하게 됩니다"
-며칠전부터 벌써 전력소비량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기 시작했더군요.
해마다 이맘때면 "전력예비율"이 논란거리가 되곤 하지요.
"예비율 문제는 좀 다른 각도로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제 기억에 지난 63~64년도에는 예비율이 30%가 넘었습니다.
그런데도 제한송전을 1년에 서른차례 이상이나 하는 해프닝이 벌어졌지요.
툭하면 발전소가 서버렸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지금은 발전소 건설에서부터 운영까지 기술이 고도화되어 그같은
사고가 원전 1기당 1년에 한차례 정도에 불과합니다.
예비율을 무조건 높게 가져 가는 것만이 능사는 아닙니다"
-과다한 예비율확보는 그만큼 유휴설비에 대한 투자를 전제로 하는 것인
만큼 경제적 측면에서도 비효율적이란 말씀이시죠.
"바로 그렇습니다"
-올 여름철 대책은 세워 놓으셨습니까.
"금년에는 작년 여름보다 4백20만kW 가량 설비 증설을 해 놨습니다.
이럴 경우 올여름 피크철에 최대 전력수요를 3천6백만kW로 예상할때
약 7% 정도의 예비율을 유지할수 있습니다.
이는 예비 공급량으로는 2백50만kW 정도로 원전 2기, 화전1기 용량의
여유는 있다는 것이죠"
-에너지 사용과 관련한 소비자행태는 요즘 어떻다고 보십니까.
"솔직히 아직도 개선의 여지가 너무나 많습니다.
오늘도 점심자리에 갔더니 벗었던 웃옷을 다시 입어야 할 정도로
에어컨을 강하게 켜놔서 한마디 하고 왔습니다.
게다가 요즈음은 에어컨 냉장고등 전기제품도 모두 대형만 찾는다지요.
에너지 자원이 전혀 없는 나라에서 이렇게 낭비해서는 안됩니다"
-노태우 대통령 시절, 한때 정부종합청사의 에어컨 가동을 중단시켰던
기억이 나는군요.
"그런 얘기가 아닙니다.
그 정책은 그야말로 잘못된 전시 행정의 표본이지요.
그 무더운 여름에 종일 에어컨을 안틀어서 업무가 마비됐으니 얼마나
비효율적인 일입니까.
국민들이 불안에 떨게 할 정도로 에너지절약을 강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전기 소비를 줄이기 위해서는 전기 요금체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더군요.
"상대적으로 산업용가격이 싸 에너지 다소비산업구조를 조장한다는
측면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큰문제는 농사용입니다.
70년대 가격인 kW당 30원대가 아직까지 유지되고 있으니 말입니다.
특히 농사용 전기료가 이처럼 왜곡된 것은 많은 농촌지역 국회의원들을
후원하고 있는 농기업자들의 로비 때문입니다"
-그런 말씀 하시다가 괜히 국회의원들에게 밉보이는 것 아닙니까.
"국회의원들이 잘못 판단하는 것이니 어쩔 수 없습니다.
농민의 거의 대부분은 한달에 3kW를 채 못씁니다.
그러나 양식업자등 한달에 5백킬kW 정도 쓰는 사람들은 적어도 투자액수가
30억~40억원에 달하는데 이들을 단순히 농민이라고는 볼수 없지요.
그같은 요금 구조 때문에 특히 발전소 규모가 작은 제주도 같은 곳에서는
단가가 비싸서 1년에 5백억원 가량 적자를 내면서 공급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해외 전력 사업도 활발히 추진하시는것 같던데..
"최근 중국 산동성및 중국 전기공업국과 공동으로 산동성 해양원자력
발전소의 타당성 조사를 마쳤는데 아마 한국 표준형 원전을 수출하는
쾌거를 이룩할 것 같습니다.
또 인도네시아의 선거가 끝나면 원전 국제입찰을 실시하는데 우리가
초청을 받을 것이 확실합니다.
수주를 하느냐 못하느냐를 떠나서 원전 입찰에 한국이 초청을 받는 다는
것만 해도 대단한 발전이지요"
-북한에 대한 경수로 지원사업은 차질이 없습니까.
"상세히 말씀드릴순 없지만 별다른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끝으로 한전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짚어 주신다면.
"종업원 1인당 노동생산성이 6백82만kW로 도쿄전력을 능가하며 세계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습니다.
또 국제신인도 등급이 AA-(마이너스)로 국내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세계
5백대 기업중 1백30위에 올라있어요.
한전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은 초두에도 말씀 드렸듯이 경영기술등 모든
측면에서 세계전력사업을 선도하는 초일류 전력회사가 되는 것입니다"
=======================================================================
[[ 약력 ]]
<> 경북 안동 출생(35년)
<> 안동 농림고(53년)
<> 서울대 전기공학 졸업(57년)
<> 한국전력공사 입사(61년)
<> 한전 고리원자력본부장(83년)
<> 한전 부사장(85년)
<> 한국전력기술 사장(90)년
<> 한전 사장(93년)
<> 한국 엔지니어링클럽 회장(9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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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리=윤성민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