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를 눈앞에 둔 요즘 세계경제에 대한 이해는 일상생활에서 없어서는
안될 요소가 돼 버렸다.

아침에 마시는 커피 한잔에서부터 주식시장의 투자자금에 이르기까지
외국 상품과 자금이 우리의 삶에 깊숙이 침투해 있다.

한국경제도 마찬가지다.

알래스카에 냉장고를 판매하고 미국과 유럽에 자동차를 수출하는 등 세계가
우리의 시장이 됐다.

한국도 이른바 글로벌 경제의 한가운데에 편입된 것이다.

이런 가운데 세계경제는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또 한국이 그 안에서
중심역할을 담당하려면 어떻게 변신해야 할지를 다룬 책이 쏟아져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세계경제를 읽는 77가지 테마"(랜디 찰스 에핑저, 장동현역, 사민서각,
7천5백원) "세계경제25시-한국경제, 이대로 미래는 없다"(황인태저,
미래문화사, 8천원) "글로벌 비즈니스맨과 이문화관리"(최윤희저, 영풍문고,
7천8백원)등이 바로 화제의 책.

미국의 국제금융전문가 에핑이 지은 "세계경제를 읽는 77가지 테마"는
독자들이 신문이나 TV에서 흔히 접하는 경제현상의 기본원리를 알기 쉽게
정리한 책이다.

원제가 "초보자를 위한 세계경제 입문서"인 만큼 복잡한 경제이론은 과감히
생략하고 기초만을 다룬것이 특징이다.

수입쿼터와 정부보조금에서부터 WTO(세계무역기구)까지, 세계적 돈세탁의
메커니즘에서 통화옵션등 신금융기법까지, 환태평양 경제권에서 제3세계의
빈곤문제까지 세계경제의 핵심 77가지가 망라됐다.

부록으로 2백여개의 세계경제 용어를 정리, 이해를 돕고 있다.

에핑의 책이 세계경제 개론서라면 황인태 국제평화연구소장의 "세계경제
25시"는 세계경제전쟁에서 한국이 승리하는 길을 모색한 병법서라 할수 있다.

저자는 "지피지기 백전백승"을 이용,위기에 처한 한국경제의 활로를 모색
하고 있다.

황소장은 한국경제의 적이라 할 미국 일본 중국등 3개 경제권의 판도를
미국경제의 쇠퇴와 재생, 일본 경제의 부상과 한계, 중화경제권의 도약
등으로 분석한다.

저자는 특히 미국과 일본의 뒤바뀐 처지에 주목, 그 원인을 기술개발에
대한 집중도 차이라고 해석한다.

결국 세계경제전쟁의 핵심은 누가 우수한 상품을 생산해 내느냐에 있다는
것이다.

그는 품질향상 방안으로 벤처기업의 육성과 인재육성을 제시했다.

최윤희 수원대교수가 쓴 "글로벌 비즈니스맨과 이문화관리"는 문화인류학의
의사소통법을 기업경영에 응용한 책이다.

기업이 세계화 전략을 구사할때 직면하게 되는 문화장벽을 허무는 방법을
제안하고 있다.

상대편 문화를 편견없이 수용할 줄 알아야 하며 다른 문화에 대해 풍부한
정보를 보유해야 한다는게 저자의 생각.

이를 바탕으로 다른 문화를 관리하면 문화적 저항감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게 이 책의 골자다.

최교수는 이를 위해 기업차원에서 이문화 관리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익혀야
한다고 얘기했다.

< 박준동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