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부도기업이 속출하면서 한국기업들이 관련된 부도파생상품이
국제적으로 거래되고 있다.

금융계에서는 국내은행들이 사들인 30대그룹의 부도파생상품가액이 5억달러
를 넘어선 것으로 보고 있다.

27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내은행들은 올들어 외국계 은행및 증권사들로부터
잇따라 디폴트 스와프(신용파생상품의 일종)라는 파생금융상품을 5억달러
이상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은행들과 외국계 금융기관들의 디폴트스와프 매매는 작년말부터
이뤄지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도스와프(디폴트 스와프)란 은행등이 기업들에 신용위험을 보유자산에서
분리, 다른 금융기관에 넘기고 이에대한 대가로 보증료성격의 일정수수료를
지급하는 거래를 말한다.

스와프를 사는 쪽은 고율의 수수료를 받는 대신 자금차입자가 부도를
냈을때 원금을 대신 지급할 의무를 지게 된다.

한일은행은 리먼브러더스 메릴린치등 외국증권사와 체이스맨해튼등 외국
은행으로부터 10여건에 모두 2억달러규모의 디폴트 스와프를 매입했다.

이 과정에서 한일은행은 국내은행들이 해외에서 발행한 외화채권및 대출에
대해서는 40베이시스포인트(bp)(1bp=0.01%), 우량기업체 채권에 대해선
60~70bp의 수수료를 받았다.

신한은행도 7~8건에 1억달러규모의 디폴트스와프 거래를 했는데 대상
채권은 주로 외국계은행들이 국내 30대그룹에 대출해준 것들이었다.

기업은행도 체이스맨해튼 뱅커스트러스트등과 5건에 1억달러규모의 디폴트
스와프거래를 했으며 국민은행등 신용도가 우량한 다른 시중은행들도
활발하게 이를 취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전체 시중은행을 통틀어 상반기에만 모두 5억달러가량의
디폴트 스와프가 매입됐다"며 "한국 기업 은행들의 신용에 위기의식을 느낀
외국계 금융기관들이 국내은행들에 강제적으로 떠안기는 사례도 있는 실정"
이라고 말했다.

< 이성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