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화장품이 내놓은 "과일나라 프라임클린 코팩"은 신선한 발상으로
틈새시장 개척에 성공한 케이스이다.

코팩은 거친 피부를 매끄럽고 깨끗하게 만들어주기위해 볼이나
이마부위에 바르는 것이 팩이라는 기존의 관념에서 벗어나 코에도
바를수 있다는 것을 입증해보인 일종의 틈새상품.

코부위가 볼이나 이마에 비해 피지분비가 더 많다는 점에서 시판 초기부터
돌풍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됐던 제품이다.

기존 얼굴팩의 주기능은 피부에 긴장감을 주어 피부온도를 상승시켜
혈액순환을 촉진시키는 것이었다.

그 다음은 피부오염및 각질을 제거, 피부를 깨끗하게 해주는 청결기능.

그러나 얼굴팩은 얼굴중 가장 고민이 되는 부분인 코부위의 각질제거에
효과가 미흡하다는 문제를 안고 있었다.

코팩은 바로 이같은 기존 얼굴팩의 약점을 파고들었다.

동양화장품은 코주위는 피지분비가 왕성해 일반 클렌징제품이나 세안으로는
깨끗이 하기 힘들다는데 착안해 코팩개발시 코주변 피지를 없애주는데 초점을
맞추었다.

이 제품을 사용한 후 자세히 관찰하면 모공속에 쌓인 노란색의 피지오염이
하얀 팩제에 의해 제거되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수 있다고 이 회사는
설명한다.

화장의 들뜸없이 피부를 깨끗하게 가꿔 준다는 얘기다.

동양화장품은 이 제품을 만들어내기전 팩제품에 대한 전반적인 시장및
소비자조사에 착수했다.

조사결과 여고생부터 20대 직장여성 상당수가 자신의 피부를 지성이라고
생각하며 피부모공과 피지분비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따라 개발팀은 피부 부작용을 줄이고 모공을 확대시키지 않으면서
피지를 잘 흡수, 뽑아낼수있는 제품을 만들기로했다.

코부위는 볼이나 이마와는 다른 특성이 있다는 점을 기본 주제로 해 기존의
T존(피지분비가 많은 이마와 코를 통틀어 가리키는 미용용어)팩보다 효과가
강력한 제품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

국내 처음으로 시도되는 얼굴 세분화전략인 탓에 내부에서도 논란을
거듭했다.

기존 화장품업체들이 T존 전용팩을 개발 판매해 왔으나 결과가 신통치
않았기 때문이었다.

동양화장품은 제품을 시장에 내놓은후 이 제품의 가장 절실한 수요자인
신세대층을 겨냥, 집중적인 마케팅을 펼쳐 주변 사람들에게 입으로
전해주는 구전효과를 유발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우선 인쇄매체인 잡지를 통해 소비자들이 이성적으로 접근하도록
함으로써 이 제품의 우수성을 크게 어필시켰다.

그 다음 전파매체인 TV CF를 통해 "예쁜 여자는 코가 예뻐야 한데요"라는
카피로 제품의 특징에 대해 소비자들이 간결하고 알기쉽게 설명하는 방식을
택했다.

CF모델은 신세대여성들의 우상으로 떠오른 배용준을 기용, 보다 친근하게
이 제품을 소비자들에게 접근시켰다.

배용준을 등장시킨데는 남성도 코팩의 사용자가 될수있다는 점을
암시함으로써 이 제품 수요층을 넓혀보려는 의도도 깔려있었다.

차별화된 광고전략과 함께 판매전략도 이 제품의 성공에 한몫했다.

누구나 손쉽게 접할수있는 화장품전문점을 판매망으로 택해 제품에 대한
정보가 빨리 확산될수 있도록 한 것이다.

과일나라 코팩은 시판초기 4개월간의 완만한 판매상승곡선이 올 3월이후
가파른 상승세로 바뀌면서 롱런을 예고하고 있다.

이 제품은 지난해 11월 시장에 처음 나온이후 지금까지 7개월여동안
무려 90만개가 팔리는 공전의 히트를 했다.

이는 결국 이 제품의 우수성과 치밀한 마케팅전략에 힘입은 것이란게
업계의 공통된 견해이다.

<강창동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