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3사가 미국 일본 유럽 등 대선진국, 시장진입전략을 전면 수정, 과거
물량위주의 밀어내기식 수출전략에서 브랜드 인지도 높이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 LG 대우 등 가전 3사는 올들어 미국 등
선진국 시장에서의 마케팅 초점을 ''얼굴 알리기'', 즉 브랜드 마케팅에 두고
있다.

이는 과거 선진국 시장에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이나 저가제품의
대량 판매를 통해 시장점유율을 늘려 왔던 것에서 탈피한 새로운 진입전략
이다.

삼성은 올해 미국시장에서 "밀리언 웨이브 프로젝트"를 수행중이다.

전자레인지 1백만대를 자체브랜드로 판매한다는 것이 이 계획의 골자다.

삼성은 특히 미국시장에서 "심플 삼성"의 이미지로 파워 브랜드 전략을
추진, 청소기 전자레인지 등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으며
하반기부터는 "명품 플러스원"을 론칭해 고가 전자제품 시장을 공략키로
했다.

유럽시장에서도 브랜드 고급화에 역량을 집중해 "지펠" 냉장고 등으로
최고가 시장을 공략키로 했으며 일본의 경우 아키하바라에 진출, 고급형
삼성브랜드를 알리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LG전자는 올들어 북미시장에서 컬러TV 등 영상가전제품에 대한 판매를
현지법인인 제니스로 이관, 직접적인 시장점유율 확대 경쟁을 중단했다.

또 유럽시장에서도 현지생산제품을 고급 모델로 전환, 저가제품의 현지
생산을 중단키로 했다.

LG는 또 고가품 마케팅 전략의 일환으로 올초부터 세계 각국의 언론인 등
오피니언 리더들을 초청, "LG" 브랜드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대우전자는 일본시장을 겨냥, 기존의 "다쿠스" 브랜드와 "대우" 브랜드를
병행사용하는 브랜드 이원화 전략을 추진중이다.

이는 고급품에 "대우" 브랜드를, 저가품엔 "다쿠스" 브랜드를 사용해
브랜드 이미지를 고급화한다는 포석이다.

대우는 또 유럽시장에 대해선 품질 위주 경쟁으로 국가별 차별화 전략을
구사하기로 하고 스페인 등을 거점으로 삼아 고급브랜드의 이미지를 확립한
후 타 지역으로 이를 확산시킨다는 전략이다.

LG전자 권영수 전략기획담당 이사는 "선진국시장에서의 기반확대가 세계화
성공의 필수조건"이라며 "특히 최근 부상하고 있는 이머징 마켓과는 별도로
선진국 시장 전략을 새롭게 짜야 한다"고 밝혔다.

< 이의철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