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파일] (신세대 신조류) '노출의 계절' 훔쳐보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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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노출의 계절 여름이 돌아왔다.
거리 곳곳에 허벅지를 드러낸 짧은 치마와 배꼽을 드러낸 배꼽티가
눈에 띈다.
민소매차림으로 거리를 활보하는 여대생이나 다리의 털을 숭숭 드러낸
반바지차림의 남자들이 거리낌없이 손을 잡고 거닌다.
올해는 한 가수가 처음 입고 나온 몸에 달라붙는 티셔츠(일명 쫄티)가
유행을 타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어깨끈을 가느다랗게 처리해 어깨가 훤히 드러나는 티셔츠도 선보여 젊은
여성들의 구매욕을 자극한다.
옷에 대한 기존의 관념과 가치관을 파괴한 노출패션에 대해 신세대들은
"더위를 이기는 최고의 방법은 시원하게 벗는 것"(M양.24)이라고 말한다.
더운데 남의 눈치볼 것 없이 시원하게 하고 다니자는 주장이다.
편하고 실용적이라면 몸의 일부분이 훤하게 드러나도 문제될 것 없다는
반응이다.
물론 노출패션이 편하다는 점도 있지만 그보다는 자기를 표현하고 싶다는
자기과시 욕구를 무시할 수 없다.
노출패션을 즐기는 신세대들은 어느 정도 몸매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
"누군가 나를 주목하고 있다"는 자기만족감 또한 강하다.
"섹시하다"는 표현이 여성에 대한 최대의 찬사가 되면서 몸의 일부를
노골적으로 드러내 자기를 표현하고 있다.
자신있는 몸매를 위해 다이어트는 물론 지방흡입술까지 서슴지 않는다.
여름만 다가오면 밥을 굶고 에어로빅 수영 등에 몰린다.
몸매에 자신없어도 옷을 잘 입으면 된다.
가슴부분에 두꺼운 패드를 넣어 강조한 탱크톱이나 엉덩이부분에 넣어
몸의 굴곡을 강조하는 수영복이면 한 여름이 두렵지 않다.
남자라고 예외는 아니다.
섹시하게 보이고 싶기는 마찬가지.
쫄티를 입거나 망사로 만든 옷을 입기 위해 봄부터 헬스클럽에서 근육을
다듬는다.
최근에는 남자용 수영복에도 사각형 트렁크 속에 인체공학적으로 재단한
인공캡을 넣어 도드라지게 보이게 하는 패션이 등장했다.
노골적으로 드러내지 않지만 속이 비치는 옷감으로 만든 시스루룩도
노출패션으로는 그만이다.
안에 받쳐입은 옷이 인체의 피부와 비슷한 느낌을 주는 누드베이지색으로
돼있다면 훔쳐보기의 기쁨은 더해진다.
속옷같은 느낌을 주는 란제리룩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유행을 더될
전망이다.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욕구를 불러일으키지만 신세대들은 상관하지
않는다.
"보는 시각이 아름다우면 세상이 아름다워지는 것이고 보면서 음큼한
생각을 한다면 세상이 엉큼해 보인다"(K양.25)는게 신세대들의 주장.
아름답게 보인다면 그대로 봐주면 되지 사회윤리가 어떻고, 도덕이
어떻고를 들먹일 필요가 있겠느냐는 것이다.
사실 지금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노출패션도 도입초기에는 사회적
갈등을 겪었다.
배꼽티를 입은 여고생을 경찰이 풍기문란혐의로 연행하고 판사는
즉결심판에서 무죄판결을 내려 논란을 빚기도 했다.
지난 94년 서울시내 모대학에서 벌어진 사건은 노출패션의 도입과정이
얼마나 드라마틱했나를 보여준다.
당시 그 대학에서는 몇몇의 학생들이 반바지에 샌들차림으로 다니기는
했지만 대부분 긴바지를 입고 있었다.
그런데 한 젊은 교수가 반바지차림으로 교수회관에 나타났고 교수는 물론
학생들 사이에서 바로 "교수가 품위도 없이 그러고 다니냐" "시원해 보이는
데 어떠냐.합리적이다"는 논쟁이 벌어졌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점차 반바지를 입고다니는 학생이 늘어났고
합리적이며 자기주장이 강한 신세대들의 노출패션이 자리잡아 갔다.
물론 아직까지 심한 노출에 대한 사회적 거부감이 남아있기는 하다.
불량스러워 보이는 옷차림과 혐오감을 줄 정도의 노골적인 노출에
대해서는 신세대들조차 못마땅하다는 입장이다.
어쨌든 노출패션은 신세대의 특권이다.
나이든 아저씨가 다리털을 드러내며 반바지에 샌들차림으로 도심을
활보하지 못하고 뚱뚱한 아줌마들이 배꼽티를 입을 수는 없다.
나이들면 그렇게할 자신도 없다.
여름에만 볼 수 있고 유행하는 현상이며 경향이다.
젊음 자체가 아름다운데 아슬아슬한 옷차림도 예쁘게 보이지 않겠는가.
장마가 지나고 불볕더위가 찾아 오면 따가운 햇살이 눈을 돌릴만큼 눈부신
젊음이 자신을 적절히 표현하기위해 또다시 새로운 노출 옷차림을
선보일게다.
< 정태웅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1일자).
거리 곳곳에 허벅지를 드러낸 짧은 치마와 배꼽을 드러낸 배꼽티가
눈에 띈다.
민소매차림으로 거리를 활보하는 여대생이나 다리의 털을 숭숭 드러낸
반바지차림의 남자들이 거리낌없이 손을 잡고 거닌다.
올해는 한 가수가 처음 입고 나온 몸에 달라붙는 티셔츠(일명 쫄티)가
유행을 타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어깨끈을 가느다랗게 처리해 어깨가 훤히 드러나는 티셔츠도 선보여 젊은
여성들의 구매욕을 자극한다.
옷에 대한 기존의 관념과 가치관을 파괴한 노출패션에 대해 신세대들은
"더위를 이기는 최고의 방법은 시원하게 벗는 것"(M양.24)이라고 말한다.
더운데 남의 눈치볼 것 없이 시원하게 하고 다니자는 주장이다.
편하고 실용적이라면 몸의 일부분이 훤하게 드러나도 문제될 것 없다는
반응이다.
물론 노출패션이 편하다는 점도 있지만 그보다는 자기를 표현하고 싶다는
자기과시 욕구를 무시할 수 없다.
노출패션을 즐기는 신세대들은 어느 정도 몸매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
"누군가 나를 주목하고 있다"는 자기만족감 또한 강하다.
"섹시하다"는 표현이 여성에 대한 최대의 찬사가 되면서 몸의 일부를
노골적으로 드러내 자기를 표현하고 있다.
자신있는 몸매를 위해 다이어트는 물론 지방흡입술까지 서슴지 않는다.
여름만 다가오면 밥을 굶고 에어로빅 수영 등에 몰린다.
몸매에 자신없어도 옷을 잘 입으면 된다.
가슴부분에 두꺼운 패드를 넣어 강조한 탱크톱이나 엉덩이부분에 넣어
몸의 굴곡을 강조하는 수영복이면 한 여름이 두렵지 않다.
남자라고 예외는 아니다.
섹시하게 보이고 싶기는 마찬가지.
쫄티를 입거나 망사로 만든 옷을 입기 위해 봄부터 헬스클럽에서 근육을
다듬는다.
최근에는 남자용 수영복에도 사각형 트렁크 속에 인체공학적으로 재단한
인공캡을 넣어 도드라지게 보이게 하는 패션이 등장했다.
노골적으로 드러내지 않지만 속이 비치는 옷감으로 만든 시스루룩도
노출패션으로는 그만이다.
안에 받쳐입은 옷이 인체의 피부와 비슷한 느낌을 주는 누드베이지색으로
돼있다면 훔쳐보기의 기쁨은 더해진다.
속옷같은 느낌을 주는 란제리룩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유행을 더될
전망이다.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욕구를 불러일으키지만 신세대들은 상관하지
않는다.
"보는 시각이 아름다우면 세상이 아름다워지는 것이고 보면서 음큼한
생각을 한다면 세상이 엉큼해 보인다"(K양.25)는게 신세대들의 주장.
아름답게 보인다면 그대로 봐주면 되지 사회윤리가 어떻고, 도덕이
어떻고를 들먹일 필요가 있겠느냐는 것이다.
사실 지금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노출패션도 도입초기에는 사회적
갈등을 겪었다.
배꼽티를 입은 여고생을 경찰이 풍기문란혐의로 연행하고 판사는
즉결심판에서 무죄판결을 내려 논란을 빚기도 했다.
지난 94년 서울시내 모대학에서 벌어진 사건은 노출패션의 도입과정이
얼마나 드라마틱했나를 보여준다.
당시 그 대학에서는 몇몇의 학생들이 반바지에 샌들차림으로 다니기는
했지만 대부분 긴바지를 입고 있었다.
그런데 한 젊은 교수가 반바지차림으로 교수회관에 나타났고 교수는 물론
학생들 사이에서 바로 "교수가 품위도 없이 그러고 다니냐" "시원해 보이는
데 어떠냐.합리적이다"는 논쟁이 벌어졌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점차 반바지를 입고다니는 학생이 늘어났고
합리적이며 자기주장이 강한 신세대들의 노출패션이 자리잡아 갔다.
물론 아직까지 심한 노출에 대한 사회적 거부감이 남아있기는 하다.
불량스러워 보이는 옷차림과 혐오감을 줄 정도의 노골적인 노출에
대해서는 신세대들조차 못마땅하다는 입장이다.
어쨌든 노출패션은 신세대의 특권이다.
나이든 아저씨가 다리털을 드러내며 반바지에 샌들차림으로 도심을
활보하지 못하고 뚱뚱한 아줌마들이 배꼽티를 입을 수는 없다.
나이들면 그렇게할 자신도 없다.
여름에만 볼 수 있고 유행하는 현상이며 경향이다.
젊음 자체가 아름다운데 아슬아슬한 옷차림도 예쁘게 보이지 않겠는가.
장마가 지나고 불볕더위가 찾아 오면 따가운 햇살이 눈을 돌릴만큼 눈부신
젊음이 자신을 적절히 표현하기위해 또다시 새로운 노출 옷차림을
선보일게다.
< 정태웅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