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주권이 1일 0시를 기해 중국으로 넘어간 것은 세계사의 한 획을
긋는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뿐만아니라 사회주의체제인 중국의 영토이면서 기존의 자본주의 질서가
보장되는 "1국2제"로 변해 하나의 실험장이 된 홍콩의 장래에 대해서도
세계인의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하다.

홍콩의 주권반환은 19세기 서구 제국주의유산이 마지막으로 청산되는
역사적인 사건이다.

지난 1842년 아편전쟁의 결과로 맺어진 난징조약에 의해 홍콩섬이, 1860년
1차 북경조약에 의해 주룽반도남단이 각각 영국에 영구 할양됐고 1898년
제2차 북경조약에 의해 신제와 2백여개 부속도서가 99년간 영국에 조차됐다.

올해가 이들 지역의 조차기간이 끝나는 해이다.

홍콩섬과 주룽지역은 영구할양이었지만 지난 82년부터 시작된 반환협상에서
함께 넘겨주기로 합의해 역사적인 순간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어제밤 TV에 비친 반환식행사는 무척 화려하고 장중하게 진행됐다.

중국측으로서는 더이상 기쁜 일이 없을성 싶다.

우리로서도 오랫동안 빼앗겼던 중국 영토가 본국의 품으로 돌아온 홍콩의
장래를 축하하면서 무궁한 발전을 기대한다.

홍콩은 경제면에서 뿐아니라 정치 사회적으로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다.

교역규모는 크지 않지만 우리의 무역흑자가 1백억달러에 육박하고 특히
국제금융중심지로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또 대북협력의 창구역할도 활발히 이뤄져 온 주요거점이어서 우리의 각별한
관심대상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영국과 중국간에 앞으로 50년간 고도의 자치를 허용하기로 합의한
"1국양제"방식이 어떻게 지켜질지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솔직히 어느정도의 불안감을 떨쳐 버릴수는 없다.

국기가 바뀌어 달린 마당에 전혀 변함이 없을수 있겠느냐는 막연한 걱정도
크다.

다행히 홍콩반환이 결정된후 홍콩사람과 자본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추세를
보였으나 최근들어서는 오히려 되돌아오는 경향이 있다고 전해진다.

"경제자유도 1위"라는 현실이 말해주듯 홍콩의 발전은 이러한
순수자본주의의 실현의지에서 비롯됐음을 감안할 때 계속 과거와같은 번영을
누릴수 있느냐 하는 것은 자유경제체제의 지속여부에 달려 있음을 새로운
홍콩지도자들이 명심해야 할줄 안다.

사실 민족분단의 아픔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홍콩 반환을
대하는 감정이 어느 다른 나라보다 착잡할 수밖에 없다.

더구나 홍콩문제가 과거 중상주의 영국과 봉건주의 청나라간의 아편
무역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생각하면 세계화시대를 맞는 우리의 자세를 좀더
가다듬어야 할 것 같다.

또한 홍콩이 정식으로 중화경제권에 편입됨으로써 앞으로 아시아지역의
경제판도에 상당한 변화를 예측해 볼 수 있다.

정부뿐아니라 기업인들도 이러한 갖가지 변화에 효율적으로 대처할수 있는
만반의 준비를 서둘러야 할 필요가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