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은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삼양시장에서..."

36년 전통의 삼양시장(대표 서재구)이 재래시장으로서는 처음 브랜드 전략을
구사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브랜드 전략이란 이곳에 시장이 있으니 발이 닿으면 찾아오라는 식의 수동식
자세에서 탈피해 상호 등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겠다는 것.

삼양시장은 강북구 미아동 777, 777의 33번지의 구시장을 헐고 내년초까지
지하1층 지상 3층의 현대식 시장으로 거듭난다.

연건평 1천5백60평에 1백10여개의 점포를 유치할 계획이다.

정부 예산 40억원을 지원받아 재개발 사업에 나서는 삼양은 특히 재래시장
변신가능성의 바로메터가 된다는 측면에서 업계의 지대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삼양시장이 대대적인 시장개혁에 나선 것은 재래시장의 현주소를 반영한다.

백화점들은 주민생활문화 공간속에 깊숙히 자리잡고 있으며 속속히 문을
여는 대형할인점의 저가공세는 재래시장을 탈출구없는 낭떠러지기로 밀어내고
있다.

그러나 재래시장은 건물 노후화로 청결 및 안전에 항상 문제를 노출하고
있는데다 마이카족들의 주차기대에 부응하지도 못한다.

"박리다매와 구색제품 완비라는 장점을 살릴 길이 없어졌다는 얘기입니다"

삼양시장 서영석 전무의 진단이다.

삼양시장도 이런 풍토병에 시달려 최근 3년간 매출액이 크게 감소했었다.

특히 주변에 신세계백화점 경우 매장 등이 잇따라 개장돼 개혁이 없인
현상유지도 힘들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삼양이 택한 자구책은 브랜드전략.

여느 신유통업체 못지 않게 CI(기업이미지통일) 작업을 통해 단일화된
브랜드를 선보일 계획이다.

우선 새로 짓는 상가에는 기존 시장기능은 물론 은행 식당가 학원병원 등도
함께 유치, 지역주민들을 위한 새로운 휴식 및 쇼핑공간으로 탈바꿈시킬
방침이다.

시장에 가면 기본적인 생활만족을 얻을수 있게끔 각종 편익을 제공해준다는
전략이다.

재래시장에 "원스톱 서비스" 개념을 도입하겠다는 뜻.

지은뒤 분양하면 큰 돈이 남을수 있는 주상복합빌딩을 지을수 있는 여건
에서도 단지 현대식 시장으로의 변화에만 촛점"을 맞춘 것을 봐서도 삼양시장
측의 의지를 엿볼수 있다.

삼양시장엔 동시에 56대의 자동차를 주차할수 있는 주차공간을 확보해 놓고
있으며 지하엔 슈퍼마켓도 입주시킬 계획이다.

마케팅의 포커스도좁게 잡아 지역주민들만을 위한 쇼핑공간을 만들 생각
이다.

미아1동에서 9동까지를 주 타킷으로 삼고 "단골손님" 관리에 적극 나선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이런 삼양시장측의 살아남기 전략은 모든 점포를 임대로 운영하기 때문에
일사불란한 행동전술이 쉽게 뒤따를 것이라는 자신감에서 출발한다.

서영석 전무는 "궁극적으론 삼양시장에 가면 "실속을 차릴수 있다"는
소비자들의 반응을 얻어내는 것"이라면서 "재래시장의 몫을 다시 찾는데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남궁덕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