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95년 봄 대만 장개석 국제공항 2터미널 청사의 세계최대규모 스페이스
프레임(Space Frame)공사를 놓고 치열한 수주경쟁이 있었다.

스페이스 프레임이란 대형구조물의 지붕건설에 주로 쓰이는 철구조물이다.

수주액만도 9백16만달러에 달하는 이 대형공사에는 세계 20여개 업체가
경합을 벌였다.

1차 기술심사에 통과한 업체는 세계최고의 철구조물회사인 독일 메로사와
한국의 한맥중공업등 2개사뿐.

한맥중공업(대표 장창현)은 자체 컴퓨터시스템으로 2.5t트럭 1대분량의
방대한 설계자료를 불과 3주만에 완성, 이 프로젝트를 따냈다.

이 공사는 97년 7월현재 70%의 공정이 끝난 상태이다.

한맥중공업은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시장에서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는 철구조물전문업체이다.

태국국영비료공장 아이슬랜드공항터미널 샌프란시스코 하얏트호텔 등
해외는 물론 김포국제공항신청사 88올림픽야외공연장 국립과학관 등 국내의
스페이스 프레임및 프리엔지니어드 빌딩시스템은 모두 한맥중공업의
작품이다.

올해 기대되는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1백억원 늘어난 6백50억원.

지난 5월엔 세계최초로 프리엔지니어드 빌딩시스템및 스페이스 프레임에
대해 ISO9001인증을 획득했고 용융아연도금에 대해 ISO9002를 따냈다.

78년 작은 철물업체로 시작한 한맥중공업이 국내외에서 이처럼 성가를
올리고있는 것은 "기술혁신으로 경쟁력강화" "품질보증의 정착화"
"고객만족극대화"를 실천하려는 노력에서 비롯된다.

지난94년부터 품질분임조활동을 펼쳐온 이 회사가 총체적인 품질경영을
도입한 것은 96년 10월께.

당시만해도 품질분임조활동으로 인한 각종 개선안이 발표되어도 문서화가
제대로 이루어지지않아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고 문서또한 분실되기 일쑤였다.

또한 7단계의 복잡한 결제라인때문에 긴급공사수주시 경쟁력이 떨어질수
밖에 없는 실정이었다.

작업표준과 규정등의 부재로 도면-제작-검사-설치에 이르는 각 공정에서
노력한 만큼의 능률이 오르지않았다.

이같은 상황에서 한맥중공업은 우선 실무자-담당임원-사장으로 결제라인을
대폭 축소했다.

이는 저렴한 건축비 짧은 공기등을 강점으로 내세우는 PEB(프리
엔지니어드 빌딩시스템 : 철골조립식건물시스템)공사와 SF(스페이스
프레임)공사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이게 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와 함께 각 부서장들은 교대로 현장의 품질상태, 제품보관상태,
검사서류의 유무등 내부품질감사를 실시해 미비점이 발견되면 즉각개선에
나섰다.

내부감사중 PEB규정상 철판(두께 20인치이상)을 연결시킬때는 개선
(Baveling)을 쳐야함에도 불구하고 일부 누락된것이 발견됐다.

정확한 용접을 위해서는 꼭 거쳐야하는 과정이 빠진 것이다.

이에 감사팀은 개선작업을 1백%완료, 고객불만요인을 사전에 제거했다.

"품질경영에 명시된 작업표준과 각종 규정에 따르고 문서의 표준화,
간소화를 실시한 결과 눈에 띄게 업무효율이 빨라지더군요.

무엇보다 전 종업원의 품질에 대한 인식이 바뀐 것이 큰 성과입니다"

장사장은 품질경영도입의 성과를 이같이 밝힌다.

그는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가장 경제적으로 만들기위한 수단이 바로
품질관리"라고 강조하고 "매출의 5%이상을 연구개발비로 투자, 고객만족을
극대화시켜나가고있다"고 말한다.

한맥중공업은 ISO인증취득후 최근 일산의 현대자동차AS센터, 삼성전자
광주2공장등을 수주했으며 용융아연도금은 종전 월 1천t에서 두배가까이
늘어난 약2천t 을 소화해내고 있다.

<신재섭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