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을 시원하게 나는 법중 빠지지 않는 것이 공포영화 감상이다.

시체가 벌떡 일어서고 유령이 출몰하는 공포영화에 몰입하다 보면
간담이 서늘해지고 웬만한 더위는 잊게 마련이다.

올 여름에도 어김없이 일군의 공포영화가 극장가를 찾는다.

7~8월중 3편의 외화가 개봉되는가 하면 국내영화사 4곳이 귀신이
등장하는 공포물 또는 스릴넘치는 추리극을 준비하고 있다.

5일에는 이탈리아의 공포영화 "왁스 마스크" (스카라극장), 19일에는
"데드 얼라이브"를 만든 피터 잭슨감독의 새 영화 "프라이트너"
(국도극장)가 관객을 만난다.

8월초에는 아마존밀림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공포물 "아나콘다"
(명보극장)가 대기중이다.

"왁스 마스크"는 무뚝뚝한 인물, 폭력, 섹스 등 공포영화의 단골 요소를
한데 모은 작품.

우리나라에도 유명한 공포물 "서스페리아"를 만든 다리오 아르젠토가
제작한 영화로 박물관에서 일어난 원인불명의 죽음을 추적하는 형식이다.

정교한 특수분장으로 만들어진 사자의 밀랍마스크와 공포영화 특유의
음침한 분위기가 시종 가슴을 졸이게 한다.

"프라이트너"는 "포레스트 검프"로 아카데미작품상을 받았던 로버트
저멕키스가 만든 작품.

코믹물 전문배우 마이클 제이 폭스가 귀신쫓는 퇴마사로 등장하며
컴퓨터그래픽으로 만든 귀신도 유머러스해 무섭기보다 재미있는 귀신영화다.

96년 베니스영화제 초청작.

"아나콘다"는 아마존밀림에 나타난 세상에서 가장 큰 뱀을 둘러싼
얘기로 웅장한 자연미와 무서운 괴물 (뱀)이 보는 사람을 시원하게 한다.

이밖에 미국에서 1억달러의 수익을 올린 흥행대작 "스크림"이 수입심의를
신청해놓고 있다.

국내영화사의 움직임도 눈길을 끈다.

배우선정을 마치고 곧 크랭크인할 영화는 2편.

지맥엔터테인먼트는 7명의 남자를 주인공으로 한 한국판 "지킬박사와
하이드"격 영화" 셜리반의 주차장"을 준비중이다.

배우는 정성환 박찬환씨.

폴리비전 엔터테인먼트는 소설 "퇴마록"을 영화화 (감독 박광춘)하면서
신현준을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한편 시네마서비스 대표 강우석감독은 "자귀모 (자살한 귀신들의
모임)"를 준비중이며, 리&리 필름은 "패자부활전"의 이광훈 감독 연출로
귀신영화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공포영화 붐은 개봉작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최근 재개관한 허리우드극장이 6월30일부터 4일까지 한국 호러
심야영화제를 연데 이어 영화연구소인 "문화학교 서울" (서울 사당동,
595-6002)과 "네오영화연구원" (서울 논현동, 3444-0502)은 각각 4~26일과
5일~8월9일 공포영화제를 연다.

< 조정애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