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섬우화] (157) 제3부 : 환상의 커플 <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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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수 회장은 임변호사에게 전화를 걸면서 언젠가 영신이 자기 생일날
아침 심각한 얼굴로 안방에 들어와서 호소하던 일을 떠올리면서 가슴을
친다.
"노력해봐. 조루증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의술도 개발이 된 모양인데"
"아버지, 그건 선천성이래요. 정력적인 것이 선천적이듯이 조루증도
치료해서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것이 아니래요"
"너는 그럼 윤서방하고 자보지도 않고 결혼을 했단 말이냐?"
김회장은 농반 진반으로 묻는다.
"저는 원래 성적인 면에서는 담백한 여자예요. 총각인 그를 섹스로
사로잡았다는 선입견을 가질까봐 밤생활은 크게 고려를 안 하고 그냥
결혼했어요.
그의 조루증은 점점 더 심해요.
제가 만약 섹스에 매달리는 여자라면 그때 벌써 이혼을 했을 거예요.
좀 더 일찍 이혼을 하는건데,저도 이제 40이 내일모레잖아요.
김치수 회장의 딸은 이혼을 밥먹듯 한다고 할까봐 참았어요.
남의 입에 오르내리는 것도 싫고요.
점점 더 싫어지고 같이 이불속에 들어가기도 싫어요.
결혼 5년이 넘어서 권태기라고 알겠지만 이건 권태기하고는 근본적으로
다른 거예요.
아버지, 저를 불행에서 구해주세요"
그러나 그때도 김치수 회장은 조루증이 그렇게까지 심각한 병인줄
몰랐다.
어느날 그는 자기의 사위와 사우나를 같이하면서 넌지시 그의 보물대감을
구경했다.
너무나 당당한 거포에 힘도 있어 보였다.
그리고 영신이 그뒤 더 이상 아무 말도 없어 김치수 회장은 윤효상이
결사적으로 노력해서 그 문제는 많이 호전된 것으로 알았다.
"어머니, 나는 주사를 맞는 것 같은 성생활을 하고 있어요. 그이는
삽입하자마자 혼자서 벌써 끝내버려요.
번갯불에 콩을 구워먹는 식의 동침을 해요.
그렇다고 저는 외간남자와 춤을 추는 것 이상으로 가깝게 놀고 싶지는
않아요"
결혼 10주년을 그들은 외관상 무사히 보내고 있었다.
어머니는 그러나 그때까지도 진정 딸의 문제를 이해하지 못했다.
그 무렵 김치수 회장은 넌지시 딸에게 물었다.
"윤서방은 많이 좋아졌지?"
"좋아질 수 있는게 아니잖아요.
아버지, 노력해서 된다면 그이가 왜 노력을 안 하겠어요.
내가 육체적으로 돌같은 여자인 것이 다행인 것 같아요.
그러나 다른 남자는 안 그래요.
문제는 그것이에요.
이제 팔자소관으로 알고 바람이나 피우면서 살거예요"
1년전에는 그렇게 말했었다.
명구와 연애를 할 때도 영신은 이혼에 대해 심각하지 않았었다.
아니 그녀는 더 이상 결혼을 하는 것이 불쾌하게 생각됐다.
그러나 불씨는 언제나 안고 있었다.
그 불씨가 이번에 터진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5일자).
아침 심각한 얼굴로 안방에 들어와서 호소하던 일을 떠올리면서 가슴을
친다.
"노력해봐. 조루증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의술도 개발이 된 모양인데"
"아버지, 그건 선천성이래요. 정력적인 것이 선천적이듯이 조루증도
치료해서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것이 아니래요"
"너는 그럼 윤서방하고 자보지도 않고 결혼을 했단 말이냐?"
김회장은 농반 진반으로 묻는다.
"저는 원래 성적인 면에서는 담백한 여자예요. 총각인 그를 섹스로
사로잡았다는 선입견을 가질까봐 밤생활은 크게 고려를 안 하고 그냥
결혼했어요.
그의 조루증은 점점 더 심해요.
제가 만약 섹스에 매달리는 여자라면 그때 벌써 이혼을 했을 거예요.
좀 더 일찍 이혼을 하는건데,저도 이제 40이 내일모레잖아요.
김치수 회장의 딸은 이혼을 밥먹듯 한다고 할까봐 참았어요.
남의 입에 오르내리는 것도 싫고요.
점점 더 싫어지고 같이 이불속에 들어가기도 싫어요.
결혼 5년이 넘어서 권태기라고 알겠지만 이건 권태기하고는 근본적으로
다른 거예요.
아버지, 저를 불행에서 구해주세요"
그러나 그때도 김치수 회장은 조루증이 그렇게까지 심각한 병인줄
몰랐다.
어느날 그는 자기의 사위와 사우나를 같이하면서 넌지시 그의 보물대감을
구경했다.
너무나 당당한 거포에 힘도 있어 보였다.
그리고 영신이 그뒤 더 이상 아무 말도 없어 김치수 회장은 윤효상이
결사적으로 노력해서 그 문제는 많이 호전된 것으로 알았다.
"어머니, 나는 주사를 맞는 것 같은 성생활을 하고 있어요. 그이는
삽입하자마자 혼자서 벌써 끝내버려요.
번갯불에 콩을 구워먹는 식의 동침을 해요.
그렇다고 저는 외간남자와 춤을 추는 것 이상으로 가깝게 놀고 싶지는
않아요"
결혼 10주년을 그들은 외관상 무사히 보내고 있었다.
어머니는 그러나 그때까지도 진정 딸의 문제를 이해하지 못했다.
그 무렵 김치수 회장은 넌지시 딸에게 물었다.
"윤서방은 많이 좋아졌지?"
"좋아질 수 있는게 아니잖아요.
아버지, 노력해서 된다면 그이가 왜 노력을 안 하겠어요.
내가 육체적으로 돌같은 여자인 것이 다행인 것 같아요.
그러나 다른 남자는 안 그래요.
문제는 그것이에요.
이제 팔자소관으로 알고 바람이나 피우면서 살거예요"
1년전에는 그렇게 말했었다.
명구와 연애를 할 때도 영신은 이혼에 대해 심각하지 않았었다.
아니 그녀는 더 이상 결혼을 하는 것이 불쾌하게 생각됐다.
그러나 불씨는 언제나 안고 있었다.
그 불씨가 이번에 터진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