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조명이 오늘날같은 규모의 기본틀을 확립하게 된 것은 17세기에 들어
프랑스 파리에 외등이 한두개 설치되면서부터인 듯하다.

단순히 거리를 밝히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거리조명이 오늘날에는 교통의
안정성을 고려하고 주위환경에 맞게 디자인되면서 환경조명이라는 독특한
영역으로 발전되기 시작했다.

이제 거리조명은 야간의 안전을 도모하고 심리적 윤택함을 제공하는
기본적인 기능외에 한 도시나 거리의 이미지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최근 서울시의 몇몇 자치구에서는 자치구의 특색을 살리기 위해
거리조명의 디자인을 전문조명회사에 의뢰해 개발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착안은 서울의 야경을 아름답게 가꾸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

다만 사전에 서울시 전체의 환경조사를 통한 도시계획 수립이 선행돼야함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자치구 나름대로의 조명설계를 통해 개별적으로 거리조명이 이뤄진다면
자칫 서울시의 거리가 빛에 의한 공해, 그로 인한 환경파괴에 시달릴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환경조명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환경에
대한 기초자료의 해석과 이해를 바탕으로 분석자료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환경을 지키는 것은 오랜시간 노력해야 하지만 파괴는 순간적일수
있으므로 거리조명을 비롯한 환경조명이 꼼꼼한 사전조사를 바탕으로
실시돼야 함을 강조하고 싶다.

손장복 <국제조명 설계실장>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