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의 몸이 된지 51일만에 공판정에 모습을 드러낸 김현철씨는 약간
긴장된 표정이었으나 대통령 아들로서 의연함을 잃지 않으려는듯 담담한
모습이었다.

<>.현철씨는 재판부의 호명에 따라 법정에 출두하면서 방청석을 한번
쳐다본 뒤 피고인석 맨 앞자리 왼쪽에 자리를 잡은뒤 재판부를 향해 허리를
굽혀 인사.

수감번호 1815가 왼쪽 가슴에 선명히 찍힌 푸른색 수의를 입은 현철씨는
간밤에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한 듯 눈이 부어 다소 피곤한 표정.

현철씨는 그러나 재판부의 인정신문 등이 진행되는 동안 간간이 희미한
미소를 띤채 여유를 찾으려고 애썼으며 성명과 주소 본적 직업을 묻는
재판부에 대해 또렷하게 대답.

<>.이날 검찰신문을 받은 현철씨는 세부적이고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낮은 목소리로 "모르겠습니다"는 등 부인투로 답변했고 김덕영 회장 등
고교동문 출신 선배 기업인들의 이름을 거론할 때는 깍듯하게 "선배님"
이라고 호칭해 눈길.

<>.현철씨의 변호인 여상규 변호사는 현철씨 비리사건 첫 공판에서 현철씨
답변 내용등에 만족한 듯 환한 표정으로 퇴정.

여변호사는 법정 밖으로 나오면서 취재진들에게 "(첫 공판이)생각보다
잘 된 것같다.

오히려 사실대로 밝힌 것이 잘 된 것 같다"며 득의만면.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