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노 스릴러로 유명한 마이클 크라이튼의 화제작 "에어프레임"은
원인불명의 항공기사고와 이를 둘러싼 암투를 그리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인기에만 눈먼 무책임한 언론과의 싸움이 줄거리가 되고
있다.

그의 작품세계는 유전자나 첨단 컴퓨터 등 산업스릴러지만 점차 사회적
문제의식이 짙어지고 있는 것이다.

"세상이 많이 달라졌어. 옛날엔 언론이 현실과 대중 비슷한 걸
보여줬지만 요즘은 뒤바뀌었어.

언론에서 보여주는 것이 현실이 돼버려서 실제 생활은 흥미를 끌지
못해.

그래서 지금은 실제 생활이 거짓이고 언론이 보여주는 게 진실이야.

가끔 나는 거실을 둘러보지. 내 텔리비전은 밝고 선명하지만 남은 내
인생은 우중충해.

그래서 난 그놈의 텔리비전을 끄지 않을수 없다구.

매번 그런 식이지. 내 인생을 돌려받고 싶어"

작품중의 한 주인공이 매스컴홍수속의 세태를 한탄한 말이다.

매스컴앞에서 왜소해지고, 실생활과 유리되고, 표류하게 되는 현대인들의
우울한 단면이 아닐수 없다.

여기에다 요즘은 인터넷의 사이버 스페이스가 확산을 거듭하고 있어
수많은 사람들이 이 가상공간에 빠져들고 있다.

가상이 현실이 되어 우리를 지배하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거기에는 희망찬 미래가 있을수 있고 일부에게만 독점되던 정보의
만인공유라는 긍정적인 면이 많다.

지식사회에서 모두의 생활을 보다 윤택하게 할수도 있다.

다만 부작용이 더 커지면 문제다.

일부 과학자들에 의하면 전에는 세계적 학술지나 과학저널에 발표되는
논문들에 크게 의존했다고 한다.

최근에는 가상공간에 어중이 떠중이들이 검증받지 않은 논문들을 무수히
떠올려 당혹스럽다고 한다.

박 표의 자유와 판단의 자유가 양립할수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을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부분적인 혼란이 야기되고 있다.

그 단초가 인터넷의 음란물공급이다.

규제는 위헌이라고 판결했다.

그런가하면 독일상원은 음란물 같은 불법적 내용을 규제할수 있는 법을
통과시켰다.

이런 찬반논쟁을 세계적으로 확산될것이 틀림없다.

인터넷이 중요하면 할수록 "에어프레임"에서 한탄한봐와 같은 국면으로는
연관되지 말아야 하겠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