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투자신탁 종합금융 등 국내금융기관이 태국에 주식이나 채권및 부동산
에 투자했다가 태국 화폐인 바트화가 폭락, 거액의 평가손을 입었다는 루머가
확산되고 있다.

8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내금융기관들은 태국 바트화가 달러당 25~26바트에서
28~29바트로 폭락하면서 작게는 수백억원, 많게는 수천억원의 평가손을 입고
있다는 루머가 돌고 있다.

이런 루머는 최근 로이터와 브룸버그등 외신들이 피해금융기관의 이름과
피해금액을 거명하며 보도하면서 더욱 확산되고 있다.

해당금융기관은 이런 루머를 사실무근이라고 강력히 부인하고 있으나 금융
전문가들은 피해금액이 과장됐을지는 모르지만 피해를 입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견해를 나타나고 있다.

<> 루머내용 =현재 금융계에 떠돌고 있는 루머내용은 <>S그룹 4천억원
<>S증권 5백억원 <>지방의 모투신 1억달러, 또다른 지방모투신 5천만달러
등이다.

이밖에 H종금을 비롯, 종금사들도 태국 부동산투자에 나섰다가 막대한
평가손을 입고 있다는 루머도 가세하고 있다.

한 증권계 관계자는 "투신사들이 외수증권 설정당시 팔리지 않은 것을
자체부담으로 떠안는 과정에서 금리가 싼 엔화자금을 차입한 뒤 이를 당시에
고정환율제였던 바트화로 스왑하는 경우가 있을수 있다"고 지적, 이같은
루머가 금액이 부풀려졌을지는 몰라도 사실일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 재경원 입장 =이같은 루머가 과장된 것으로 보고 있다.

재경원 관계자는 현재 국내은행이 태국에 투자한 금액은 29개은행 36억8천만
달러이며 이는 대부분 달러화표시 대출이기 때문에 바트화 폭락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지난 4월 중견금융그룹인 원홀딩사가 부도위기에 몰리는 등 최근
부동산값 하락 등으로 인해 대출상환이 어려워지는 디폴트위험에 처해질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도 투신사가 태국에 투자하고 있는 규모는 약 5천만달러에
불과해 환차손 피해금액은 그다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방투신사는 외화차입을 하지 않는게 원칙"이라며 지방투신사
들이 엔화를 차입한뒤 바트화로 스왑했다는 사실 자체를 부정했다.

<> 관계회사 입장 =박정인 한국투신 상무는 "한국투신의 태국투자 규모는
지난해 5천만달러에서 올해는 주식 3백만달러를 포함, 1천만달러 이내"라며
"외화차입금 환차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모두 달러.원 스왑을 했으며 바트화로
스왑한 것은 한푼도 없다"며 태국관련 피해사실을 부인했다.

S증권 국제담당임원도 "태국 등 동남아시아 채권시장에 투자한 적은 한번도
없다"며 "올들어 6억8천3백만달러 규모의 투신사 외수증권의 판매주간사를
맡았던 것이 와전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 진단 =바트화 폭락으로 인해 국내금융기관들이 어느 정도의 평가손을
입고 있는 것은 사실인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성급하게 자금을 호수하기 보다는 바트화가 안정될 때까지 기다려야
손실을 최소화할수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한상춘 대우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태국이 위험상태에 있는 것은 사실이나
일본이 주축인 아태G6와 아시아자유무역협정(AFTA) 등에서 협조융자를 할
것이기 때문에 바트화 위기는 극복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찬선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