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화사회가 도래하면서 공간의 개념이 변하고 있다.

농경사회에 있어서 공간의 개념은 언제나 땅(토지)과 일대일의 개념이었다.

땅을 산다는 말은 실은 땅위의 공간을 산다는 말이었다.

집터, 공장부지, 학교부지, 크게는 영토라는 말이 그 땅위의 공간을
의미했던 것이다.

정보화사회에서의 공간의 개념은 땅으로부터 해방되는 것을 의미한다.

사이버 스페이스라는 말은 무한대의 공간을 의미한다.

현실공간에서는 지구상의 인구 50억을 일열로 세울 수 있는 운동장을
만든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사이버 스페이스에서는 그것 보다도 더 큰 운동장도 만들수 있다.

현실공간에는 지구상의 모든 물건을 한자리에 진열할 수 있는 쇼핑 센터를
만들 수 없다.

하지만 사이버 공간에서는 지구상의 모든 물건을 진열할 수 있는 거대한
쇼핑 센타의 건설이 가능하다.

그것도 자기가 보고자 하는 물건을 집에 앉아서 순간적으로 찾아볼 수
있게 진열할 수가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인간은 끝없는 영토의 확장을 꿈꾸어 왔다.

그리고 그것을 위하여 칼과, 총 대포와 군함을 앞세우고 전쟁을 하여
왔다.

현실공간의 확대를 위해여는 물리적인 힘이 필요했던 것이다.

그러나 사이버 공간의 확대를 위하여는 더 이상 물리적인 힘이 필요없다.

그 공간은 싸움을 하지 않아도 될 만큼 충분히 넓다.

아름다운 사이버 공간을 확보하는 것은 무기가 아니라 꿈, 사랑, 그리고
끝없는 상상력과 같은 인간내면의 정열이다.

인류는 이제 전혀 새로운 시대로의 이민선을 타고 있는 것이다.

인류가 금세기에 발견한 이 무한대의 공간은 인간이 꿈꾸던 유토피아의
단순한 가상공간이 아니다.

물건을 진열할 수 있고, 도서관에 세울 수 있고,도시를 건설할 수 있는
사용가능한 공간이다.

모든 사람이 그 공간을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다.

문제는 거기에 있다.

그 공간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어떻게 자기만의 사이트를 건설할 것인가.

거기에 무엇을 진열할 것인가.

얼마나 아름답게 진열할 수 있는가.

그래서 어떻게 많은 사람들이 그 곳을 방문할 수 있게 할 것인가.

물건의 선택과 진열기술, 정보의 선택과 편집기술이 사이버 공간에서의
강자의 조건이 될 것이다.

아름다운 소망, 인간에 대한 사랑, 끝없는 상상력, 그리고 그러한 것을
실현하고자 하는 정열이 사이버 공간을 재미 있고 유익하게 꾸밀 것이다.

이제 사이버 공간의 활용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때다.

그리고 그것을 비즈니스로 연결해야 한다.

그것은 지금 우리가 안고 있는 많은 문제를 해결하게 될 것이다.

세계는 이미 그렇게 움직이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