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대통령이 9일 강인섭 청와대정무수석을 전격 경질한 것은
신한국당 경선에서 엄정 중립을 확고히 지켜나가겠다는 의지표현으로
풀이된다.

특히 여권 관계자들은 김대통령의 이번 조치를 "비상조치"로 받아들이고
있다.

과열 혼탁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현 상황에서 "김심"시비까지 일 경우
자칫하면 탈당사태 등 심각한 경선후유증이 우려된다는 점을 감안한
조치라는 분석이다.

특히 특정후보 지지문제를 놓고 정권의 중심축인 민주계가 뿌리채
흔들리고 있음에도 불구, 김대통령이 "중심잡기"에 나서면서 경선과정에서
불편부당의 입장을 견지하겠다는 뜻을 재천명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대통령이 이날로 김심개입 의혹에 쐐기를 박음으로써 경선주자중 어느
누구도 이제 김대통령의 중립의지를 문제삼기 어려울 것이라는게 여권의
대체적 시각이다.

그러나 이번 조치에 대해 "김대통령이 민감한 시기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한게 아니냐"는 시각도 적지않다.

이유야 어떻든 정무수석을 교체한지 4개월여 밖에 안된 상황에서 다시
경질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는 점 때문이다.

더욱이 강수석의 발언이 경선구도에 부정적 파장을 불러일으켰느냐에
대해서도 의문이 적지않다.

이때문에 어떻게 보면 그냥 넘겨버릴수 있는 사안을 굳이 돌출시켜
터뜨린 데는 다른 의도가 깔려있다는 관측이 강하게 대두되고 있다.

김대통령이 중립 의지를 강수석을 경질하면서까지 "과하게" 나타낸
것은 경선주자진영에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성격이 짙다는 얘기다.

강수석이 그동안 친 이회창 고문 성향으로 분류돼 구설에 올랐던 점을
감안해보면 김대통령의 조치는 이처럼 달리 해석할 여지를 남긴 것으로
볼수있다.

이와관련, 김심은 반이는 아닐지라도 최소한 비이라는 관측이 흘러나오고
있으며 이같은 맥락에서 대의원의 한사람으로서 김대통령이 염두에 두고
있는 사람이 따로 있다는 지적이다.

<김삼규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