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총회장이 느닷없이 한보철강의 법정관리 신청을 철회하고 경영에
복귀하겠다고 나선 데 대해 채권은행단이나 ''업계는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특히 그가 현재 구속중인데 법정관리 신청 취하가 현실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없는데도 왜 이런 돌출행동을 했는지에 의아해 하고 있다.

물론 심증들은 갖고 있다.

가장 유력한 게 훗날 경영권이나 재산권 회복을 위한 사전 포석이란
것이다.

한보철강이 제3자에게 넘어가더라도 나중에 법정소송을 통해 되찾기 위한
준비작업이란 얘기다.

따라서 그때 필요한 여러가지 시비거리를 지금부터 만들어 놓고 있다는 것.

정총회장 일가가 한보그룹의 재산권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듯한
최근의 여러 정황증거들이 이런 심증을 더욱 굳게 한다.

또 정총회장이 경영권에 대한 집착을 계속 내비쳐 한보철강의 제3자
인수를 극구 저지해보겠다는 속셈도 있다는 것.

결국 한보철강 문제 해결을 계속 방해해 막판에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 보겠다는 의도로 채권은행단은 해석하고 있다.

그러나 정총회장의 이같은 노력은 수포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세종합동법률사무소의 박용석변호사는 "한보철강의 경우 다른 기업처럼
사적계약에 의해서가 아니라 법원결정에 의해 법대로 처리되고 있기
때문에 나중에 재산권 분쟁이 일더라도 정씨가 승소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차병석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