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리코 서울공장 기계제조부 양정모(36)계장.

그는 사내에서 아이디어뱅크로 통한다.

지난 92년에는 최다공정개선안 제안자로 뽑혀 일본연수까지 다녀왔다.

입사이래 기계제조부에서만 11년.

제조공정의 처음부터 끝까지 안 거친 분야가 없다.

하지만 그의 아이디어는 단순히 경력에서만 나온 건 아니다.

무엇보다도 생산성 향상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과 연구의 결과다.

그는 지난해 자신이 맡고 있는 2개 생산라인을 하나로 통합했다.

비슷한 공정이 따로따로 이뤄지면서 낭비되는 인력과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다.

먼저 종업원에 대한 재교육을 실시했다.

한가지 공정만 다뤄왔던 종업원들이 다기능 보유자로 변신했다.

비디오촬영으로 세심한 동작분석도 했다.

2중으로 이뤄지는 공정은 과감히 빼버렸다.

심지어는 "오른손 왼손의 움직임까지 파악해 부품조달을 작업하기
편리하게 바꿨다"고 할 정도다.

그 결과 종업원은 36명에서 28명으로 줄었지만 생산성은 65%대에서
85%까지 올라갔다.

그가 제안한 공정개선이 생산성향상으로 귀결된 대표적 예다.

품질관리에도 새로운 방식을 도입했다.

소비자의 사소한 불만이라도 접수되면 곧바로 라인전체회의를 연다.

그리고 검사공정 항목에 소비자 불만사항을 포함시킨다.

똑같은 결함은 더 이상 나오지 않게 하는 것이다.

초기 대당 1.1%에 달하던 제품불량률이 요즘 0.1%대까지 떨어진 것도
이같은 방식 덕택이다.

"좋은 제품을 만들어 내겠다는 열정이 필요하죠. 새로운 제품이 나오면
보통 석달이상 밤늦게까지 가장 좋은 작업공정을 만들기 위해 연구합니다"

그가 말한 생산성향상의 비결이다.

< 김준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