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벤처버블의 부작용이 생겨나는 가운데 벤처기업이 제대로 육성되기
위해선 벤처기업 스스로 버블(거품)을 경계하고 정도경영을 펼쳐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벤처붐과 벤처캐피털의 투자바람이 거세지면서
일부 벤처기업들이 주식투자를 받거나 코스닥 등록을 추진하면서 기업가치를
본질가치보다 훨씬 부풀려 벤처시장이 혼탁해질수 있다는 우려의 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최근 일부 모험기업들은 벤처캐피털을 받아들이면서 적게는 3~5배,
많게는 10~1백배 이상 프리미엄을 붙이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배인탁 동양창투사장은 "한 모험기업인으로부터 액면가의 10배나 되는
프리미엄 요구를 받고서 그자리에서 돌려보냈다"며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버블을 피해 아예 해외로 투자처를 전환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김영준 LG창투사장은 "벤처기업들이 가치를 부풀리는 데는 벤처캐피털의
무분별한 투자도 한 요인"이라며 보다 신중한 투자가 필요한 때라고
분석했다.

최근 한국기술투자 투자업체인 레인보우비전이 코스닥시장 등록을
추진하면서 매출액 당기순이익을 부풀려 결산, 증권감독원에 적발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서갑수 한국기술투자사장은 "손꼽히는 벤처기업들조차 사세 불리기나
돈놀이에 신경을 써 투자회사들을 실망시킬 때가 있다"며 벤처산업의
장래를 위해 벤처기업 경영자들이 자세를 가다듬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창주 한국창투이사도 "최근 한국전화번호부의 주식매각을 위한 입찰에
벤처기업들이 많이뛰어든 것을 보고 의아스러웠다"며 자금여력이 있다면
기술개발에 투자하는게 바람직하지 않겠느냐고 꼬집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같은 벤처버블로 인해 투자가들이 모험투자를 주저하고
시장이 제기능을 못하게 되면 모처럼 일고있는 벤처붐도 무력화될수 있다며
벤처기업인 및 투자가 모두가 보다 신중을 기해야 할 때라고 지적하고 있다.

<문병환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