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화시대가 진행되면서 속도에 대한 감각도 달라지고 있다.

인류는 지금까지 시간과 거리의 관계를 일반적으로 초속, 시속 또는
광년이라는 단위로 설명하였다.

그러나 이제 통신과 컴퓨터가 연출하는 정보화사회의 속도를 감지하기
위해서는 그 개념을 다시 한번 정리해볼 필요가 있다.

1백m를 10초에 달리는 인간의 속도를 시속으로 환산하면 시간당 36km가
된다.

자동차의 일반속도는 인간속도의 5배정도가 된다.

비행기의 일반속도는 자동차의 약 8배정도.

초음속 전투기의 속도는 마하1을 기준으로 해서 1천2백24km다.

이와같은 시간당 인간 20km, 자동차 1백km, 비행기 8백km, 이러한 속도의
개념이 지금까지 우리 인간이 사용해 온 친숙한 속도개념이라 할수 있다.

그러나 이제 전혀 다른 속도개념이 안방 깊숙이 들어와 있는 것이다.

인간이 드디어 빛의 속도를 폭 넓게 이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빛의 속도는 시간당 10억8천만km다.

컴퓨터와 통신이 결합한 정보전달의 속도는 바로 이 빛의 속도를 전제로
하고 있다.

그것도 일대일이 아닌 일대 다수가 동시에 가능한 것이다.

마음만 먹는다면, 한 사람이 안방에 앉아 PC라는 간단한 장비 하나를
이용해서 전세계 인터넷 가입자 1억명에게 어떤 특수정보를 동시에 뿌려줄
수가 있는 시대가 온 것이다.

통신과 컴퓨터가 연출하는 이 마술 같은 속도를 상용화해야 한다.

바로 이 마술과 같은 속도가 인간이 창조한 사이버 공간의 기본속도인
동시에 정보화사회의 기본속도다.

그 속도를 이용하기 위해서 기본 인프라를 서둘러 건설해야 한다.

빠른 통신, 열린 컴퓨터, 품목의 선택과 진열방법 등.

사이버 공간에서의 인터넷 상거래를 무관세화하자는 미국 클린턴 대통령의
제안은 WTO협상보다도 개방된 제안인 것이다.

그들은 이미 그것을 협상하기 위한 사절단을 보내고 있다.

그들은 사이버 공간에 거대한 쇼핑센터를 건설하고 있다.

거기에 세계에서 가장 품질이 좋고 값이 싼 물건을 진열할수 있는 준비가
되고 있다.

2000년이 되면 전세계 인터넷 가입자수는 2억명을 상회하고,
그 쇼핑센터에서의 거래액은 6천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거기에 우리도 물건을 진열할 준비를 해야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