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태는 북한의 심각한 경제난과 김정일의 권력승계, 그리고 목전에
둔 우리의 대통령선거 등이 맞물려있는 상황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그
심각성이 있다.

군당국은 북한군의 도발에 대해 여러가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우선 최근들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식량난등 경제난에 따른 주민불만을
"전쟁 위협"으로 호도하고 전 북한노동당 비서 황장엽씨의 망명과 증언
등에 따른 불편한 감정을 이런식으로 표출한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북한은 금년들어 4자회담을 위한 분위기가 무르익고 대북 쌀지원 및
경수로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음에도 불구, 식량난과 경제난이 더욱
심화돼 주민불만이 최고도에 달해 통제가 제대로 되지 않자 체제유지를
위해 "전쟁위기"를 고조시키려 한 것이 아닌가 군당국은 보고 있다.

이와함께 전쟁위기를 고조시킴으로써 북미협상을 비롯한 대외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겠다는 의도도 포함돼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김정일은 지난 8일 김일성 사망 3주기를 계기로 자신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시사,이번과 같은 무력도발을 통해 군부가 완전히
자신의 수중에 있음을 과시하는 동시에 우리의 대비태세를 시험해보는
양면의 효과를 노린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지난해 9월 강릉 북한 잠수함 침투사건 이후 우리군이 대비태세를
강화한데 이어 이번 황씨 증언을 계기로 북의 수도권 공격에 대비한
범정부차원의 "전쟁도발대비 종합점검단"을 구성하자 우리의 대비태세에
허점이 있는지 여부를 시험해본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이번 도발로 인해 앞으로 남북관계는 물론 현재진행중인
4자회담, 대북쌀지원 대북경수로 건설문제 등 대북관계 전반에 걸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