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무장지대(DMZ)내에서 총격전이 벌어진 16일 국방부와 합참, 한미연합사
등은 전시에 준하는 비상사태에 돌입, 대책회의를 갖고 전방상황을
예의분석하고 북한의 추가도발에 대비했으며 육.해.공 각군도 비상경계
태세에 돌입했다.

군은 특히 "이번 교전상황이 확전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라면서
국방부와 합참의 간부들은 전원 24시간 대기상태에 들어갔다.

김동진 국방장관을 비롯한 국방부 고위간부들은 때마침 국회 상임위에서
참석해있던 중 오전 11시38분께 보좌진을 통해 비무장지대내 교전상황을
보고받고 11시45분 대변인에게 교전상황을 기자실에 설명토록 지시.

김장관은 교전상황을 곧바로 국방위 김영구위원장에게 메모를 통해
알리고 정회를 요청했으나 회의는 예정대로 계속 진행돼 김장관은 오후
1시30분께 국방부로 돌아왔다.

또 윤용남 합참의장은 오전 11시35분께 상황보고를 받고 국방부내
지하벙커로내려가 예하 작전사령관에 전방상황을 직접 점검토록 하는 한편
합참 작전 및 정보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초기대응반을 가동해 대응작전을
수립토록 긴급지시했다.

한편 백골부대를 관할하는 유재열 3군 사령관은 이날 한미연합사에서
열리는 세미나에 참석차 서울에 올라왔다 무력도발 보고를 받자마자 즉각
현지로 복귀, 작전을 지휘했다.

틸럴리 한미연합사령관은 전방상황을 보고받은 뒤 오후 2시부터 연합사내
지하벙커에서 수뇌부 회의를 갖고 북한의 도발의도 및 한미 양국군의
대응전략 등을 숙의한 뒤 연합사 차원의 성명을 발표키로 했다.

틸럴리사령관은 이번 사태와 관련, 국방부와 긴밀한 협의를 갖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합참도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감안해 범정부차원의 대북경고 성명을
발표했다.

국방부와 합참은 이날 북한군이 아군 전방초소를 겨냥해 조준사격을
가해온 것은 의도적인 도발행위라며 강한 톤으로 북측을 비난하면서도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자칫 강경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오해"를 받지
않기위해 나름대로 "보도"에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합참 관계자들은 이 때문에 이날 낮 12시45분께 기자실에 들러
비무장지대내 시간대별 교전상황만을 한차례 브리핑했을 뿐 공식발표를
애써 피하는 등 야당측의 비난 공세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

군관계자는 "언론에 교전상황을 지나치게 자세히 브리핑할 경우 자칫
대선을 겨냥해 "북풍"을 일으킨다는 비난을 받지않겠느냐"며 조심스런
표정.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