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열 트룬GC는 전반 9홀이 파36에 3천4백29야드이고 후반 9홀은 파
35이지만 거리는 오히려 2백21야드나 더 길다.
거기에 바다를 바로 옆 오른쪽으로 끼고 늘어선 전반 9홀은 뒷바람이
일반적이고 꺼꾸로 돌아오는 후반 9홀은 앞바람이 일반적이다.
이는 "이지 스타트에 몹시도 힘겨운 종반"을 의미한다.
후반의 어려움은 역사가 증명한다.
82년대회 최종일 닉 프라이스는 6홀을 남기고 3타차 선두였으나 그
6홀에서 보기를 4개나 범하며 우승을 톰 왓슨에게 넘겼다.
89년대회 연장전에서는 그렉 노먼(호주)이 최종홀 희생자가 됐다.
3명의 4개홀 연장전에서 노먼은 버디-버디-파로 우승을 눈앞에 뒀었으나
18번홀(파4-4백52야드)에서 300야드 드라이버샷이 항아리 벙커에 빠졌고
거기서 친 세컨드샷도 벙커턱에 맞고 60야드 전방의 다른 벙커에 빠졌다.
서드샷은 그린 너머 OB. 우승은 마크 캘커베키아 몫이었다.
이번 대회의 진정한 테스트는 후반 들어 비로서 시작된다는 의미.
<> 5클럽이상 바꿔 잡는다
로열트룬은 바다가 아주 바짝 붙어 있다.
당연히 바람은 종잡을 수 없고 또 몹시도 거세다.
"2백23야드 짜리 파3홀인 17번홀에서 앞바람이 불면 드라이버까지
쳐야하고 뒷바람이 거세면 6번아이언도 넉넉할 것 같아요"
김종덕의 이같은 얘기대로 "바람에 따라" 클럽은 너무도 쉽게 5클럽이상
달라진다.
같은 클럽 티샷이라도 뒷바람을 타고 거리가 나면 어프로치 클럽이
피칭웨지이고 앞바람이면 스푼 세컨드샷이 나타나는 게 로열트룬.
옆바람은 더 기막히다.
보통 20-30야드는 오조준하며 치는 것이 보통이다.
이같은 바람에는 탄도가 낮은 샷이 유리하다.
선수들 공히 "칩 앤 런 형태"의 어프로치샷을 연습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30야드 안쪽 거리의 짧은 샷도 "띄우면" 바람따라 흐르게 마련이기 때문.
<> 1백26야드 파3홀에서의 15타
1백26야드의 파3홀인 8번홀은 오거스타내셔널의 12번홀과 더불어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파3홀이다.
브리티시오픈코스중 가장 짧은 홀인 이곳은 그린이 워낙 작아 "우표
딱지"로 불리는 홀.
그린 주변엔 왼쪽에 한 개 오른쪽에 2개의 벙커가 있는데 그 벙커도
극히 작아 백스윙이 불편한 경우가 허다하고 수직의 벙커 벽도 "핀을 향한
샷"을 가로 막는다.
1950년 대회에서 헤르만 티시라는 독일 골퍼는 이 홀에서 무려 15타를
친 기록이 있다.
"이쪽 벙커에서 치면 저쪽 벙커로 넘어가고, 같은 벙커에서 아무리 쳐도
볼이 안나오고"하는 식.
그는 왼쪽 벙커에서는 총 10타를 쳤고 오른쪽 벙커에선 3타를 쳤다.
티샷과 원퍼팅을 합해 간단히 15타.
그러나 15타도 있었지만 "노 퍼팅"도 있었다.
73년 대회에서 71세의 진 사라센은 1라운드때 5번아이언으로 홀인원을
했고 그 다음날에는 벙커에서 친 샷이 그대로 들어가며 버디를 잡았다.
두번 플레이에 3언더.
한편 577야드의 파5 6번홀은 브리티시오픈 코스중 가장 긴 홀이기도
하다.
원래 로열트룬은 파72코스였으나 이번대회를 앞두고 4백81야드
파5홀인 11번홀을 4백63야드 짜리 파4홀로 바꾸며 파 71이 됐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