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기관의 단기자금 차입금리가 인상되는 등 해외 자금차입에도
''기아 쇼크''가 해외금융시장으로 확산되고 있다.

금리 인상폭은 아직 크지는 않지만 한국에 대한 신규여신을 동결하는 외국
금융기관도 나타나고 있다.

특히 외국금융기관들이 "기아사태"를 파악해 내부평가에 반영하게 되는
다음주부터는 해외자금 조달이 더욱 힘들 것으로 우려된다.

기아그룹에 대한 부도유예협약 적용방침이 알려지면서 해외금융기관들은
국내 거래금융기관을 통해 대출규모등 사태파악에 나서고 있다.

이에따라 기아에 대출해준 자금이 많은 금융기관들은 해외자금 조달때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국내 은행 런던지점의 한 관계자는 "기아에 대출해 준 자금은 부실여신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게 외국 금융기관들의 판단"이라며 "대출규모에 따라
단기차입 금리가 벌써 2-3BP(0.01%)가량 오른 상태"라고 밝혔다.

도쿄시장과 뉴욕자금시장에서도 단기차입 금리는 런던과 유사한 수준으로
이미 올랐다.

한보사태이후 한국 금융기관들에 대한 여신을 달가워 하지 않던 일부
외국계 금융기관들은 기아사태로 한국에 대한 여신한도를 대폭 줄였다.

국내 국책은행 동경지점 관계자는 "한국물에 대한 경계의 시선을 갖던
금융기관들이 이제는 등을 돌리는 양상"이라며 "16,7일사이 2-3개 금융기관
이 한국에 대한 신용한도를 50% 줄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귀뜸했다.

도이치모건그레펠 홍콩지사 관계자도 "한국기업에 자금을 댄 일부 외국계
금융기관이 한국에 대한 신규여신을 동결토록 지시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외국계 금융기관들이 기아사태를 제대로 인지할 경우 해외 차입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한국은행 뉴욕사무소는 "기아사태 이후 아직 자금조달에 큰 어려움이 없는
것은 외국계 은행들이 내용을 충분히 파악하지 못했거나 혹은 내부평가를
거쳐 여신한도 및 금리에 반영하는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외국금융기관들이 기아사태를 충분히 인지, 자금운용등에 적용할
경우 자금조달이 훨씬 더 어려워질 공산이 크다"고 결론내렸다.

이에따라 한국내 리스크탓에 콜금리 대출금리에 추가로 붙는 "코리아
프리미엄"은 동경시장에서 현재(10BP,1일물짜리)보다 훨씬 더 높아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해외차입 여건이 악화돼 산업은행 기업은행등의 보증을 받아 USCP(미국에서
발행되는 기업어음)를 발행하려던 종금사들은 비상이 걸렸다.

동양 제일등 신디케이션(채권금융단) 구성이 이미 끝난 종금사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으며 신디케이션이 끝나지 않은 한솔 중앙 한외등은 발행
가능성을 타진하느라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이들 종금사는 기아그룹에 대한 대출규모가 크기 때문에 대외신인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 박기호/오광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