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경제" (유중림 저 민족문화추진회 편 솔)중 "친구 사귀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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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살아가면서 사람을 사귀는 일은 마치 오미를 맛보는 것과 같다.

가령 나는단맛을 즐기지만 다른 사람은 단맛을 즐기지 않는 자가 있고,
나는 쓴 것을 싫어하는데 다른 사람은 그것을 즐기는 자가 있기도 하다.

그렇다면 내가 즐기지 않는 것이라 하여 어떻게 남이 즐기는 것까지
버릴수 있겠는가.

사람이란 그 성정이 각각 틀리게 되면 꼭 내 뜻에 맞는 자만을 골라
사귀려 들면 그것은 관용의 도리가 아니다.

그러므로 사람을 사귈 때는 어는 누구에게나 한결같이 온화하게 대하여
간격을 겉으로 나타내지 말고 자기 마음에만 한계를 둔다면 뜻이 맞는
자는 자연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서로 친숙해질 것이다.

꼭 어깨를 치고 옷소매를 맞잡고 목숨이라도 함께 나누자고 해야만
비로소 친구라고 할수 있겠는가.

대체로 그러한 사람은 오래 못 가서 곧 멀어지고 만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