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종완 <서울은행 증권부장>

금년들어 지속적으로 약세를 보이던 주식시장이 5월 중순이후 저가대형주를
기점으로 상승세를 타기 시작하여 종합지수 800선에 육박하기도 했다.

이렇게 증시가 상승세를 타게 된데에는 엔화가치의 상승, 외국인의
경기관련주에 대한 적극적 매수, 30개월만에 보였던 무역수지 흑자 등이
그 원인으로 지목될 수 있다.

지루한 경기 하강국면이 2/4분기중 저점을 통과하면서 마무리 되고
3/4분기부터는 상승국면으로 진입할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했을 것이다.

이러한 부푼 기대감 속에 마무리된 상반기 증시를 뒤로 하고 맞이하는
하반기 증시는 과연 얼만큼이나 우리 주식투자자의 기대를 충족해 줄
것인가?

우선 무역수지면에 있어 6월 무역수지 흑자에 고무된 각 경제연구소들이
앞다퉈 경제 전망치를 상향 발표하였지만 7월들어 다시 무역수지적자는 벌써
17억달러를 상회하고 있다.

분기말 밀어내기에 의한 일시적 흑자현상이라는 것일 지금의 대체적인
시각인 것이다.

적극적이라기 보다는 공격적이라고 말하고 싶던 외국인 매수세도
이달들어 지난 5, 6월의 111억, 62억(순매수 기준) 수준에 비해 큰폭으로
줄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태국의 바트화 폭락현상이 필리핀, 말레이지아, 인도네시아
등지로 전이되며 우리 수출업체도 타격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아시아권의 경제현황을 외국인 투자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도
주목해야 할 사항이다.

우리의 기대를 모았던 엔화 가치 상승추세도 110엔대 이하로의 행진이
어려워 보이니다.

일본의 무역수지 흑자에 기인한 엔고 현상은 127엔대에서 111엔대까지
오며 어느정도 반영됐다고 본다.

미국의 경제호조 및 달러 강세 정책은 엔화가치의 추가 상승 어려움에
대한 또다른 요인으로 지적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시각이 증시하락을 예상하고자 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장기적으로 우리 경제가 회복될 것이라는 데에는 이론이 없으며 그러한
징후가 철강, 조선, 제지업종 등에서는 이미 나타나고 있다.

단지 그 회복정도가 완만하거나 업종별로 차별화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상승장에서 큰 기대감을 갖고 추격 매수하는 것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오히려 지난1월초, 3월하순 같은 낙폭 큰 장에서는 자신감을 갖고 증시에
임해야 할 것이다.

반기실적 호전주에는 특별히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본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