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살이란 정치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수 있는 지위에 있는 사람을 정치적
또는 사상적 이유 때문에 비합법적으로 몰래 살해하는 행위다.

최소의 희생으로 최대의 효과를 거둘수 있다는 점에서 권력자와
피지배층, 좌익과 우익 상호간등에서 암살이 행해져 왔다.

암살은 개인 단독으로 행해지는 경우도 있지만 조직이나 권력층과 관련된
경우가 많다.

암살을 뜻하는 프랑스어의 아사시나(assassina)나 영어의 어새시네이션
(assassination)은 원래 마약인 하시시(hashish)를 복용하는 사람을
가르키는 아랍어인 하시신(hashishin)에서 유래되었다.

11세기말 하신 사바바가 페르시아에서 비밀결사인 아사신파를 만들고
그 결사대원에게 하시시를 먹여 국왕과 요인들을 말살하게 했던데서
생겨난 말이다.

그 사실이 12세기 십자군원정때 서방에 알려져 암살이라는 단어가
생겨났던 것이다.

암살은 특히, 정치적으로 불안정한 나라에서 많이 일어났다.

독재국가에서는 암살이 가장 효과적인 독재자 타도방법으로 생각되었지만
호위가 삼엄하여 미수에 그치는경우가 많았다.

한편 정치권력이 민주화될수록 암살이 줄어들것이라고 생각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아무리 민주화되더라도 기구가 방대해지게 되면 권력은 자연히 한
사람에게 집중되는 경향이 있고 그에따라 불평분자나 반대자가 나타나게
마련이며 또 개방적인만큼 호위도 허술해져 암살이 일어났다.

지난날에는 암살이 권력 교체의 수단으로 자주 이용되었으나 오늘날에는
직접적인 효과보다 테러리즘에 의한 심리적 효과를 노리는 경우가 더 많다.

1940년 스탈린이 KGB (국가보안위원회) 공작으로 드레시라는 킬러로
하여금 멕시코에 망명중인 정적 트로츠키를 도끼로 죽이게한 것도 그
범주에 드는 것이었다.

북한이 황장엽 전노동당비서를 암살할 목적으로 공작원과 제3국 출신
전문킬러를 국내에 잠입시켰다고 한다.

기원전 336년 마게도니아왕 필리포스2세가 왕가의 내분으로
파우사니아스에 의해 살해된 이래 수많은 암살사건이 일어났지만 세계사의
도도한 흐름을 역류시키지는 못했다.

요인들의 이탈을 막아보려는 북한의 단말마가 아닐수 없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