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즈 하나. 최적의 페인트칠을 위한 강판의 표면상태는 어떠해야 할까.
적당히 거칠어야 한다에 표시했다면 정답. 퀴즈 둘. 그러면 적정거칠기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표면거칠기를 정밀측정, 그 결과를 각각의
생산설비에 피드백할수 있는 측정시스템에 표시했으면 만점"

강판의 표면거칠기를 적정규격으로 유지토록 해주는 기술은 철강분야
고객만족의 핵심요소중 하나로 꼽힌다.

포항제철은 몇해전까지만 해도 표면거칠기부문에서 고객만족에 적절히
대응치 못했다.

두루마리 형태로 출고되는 강판의 끝부분을 잘라 측정한 결과를 품질보증서
에 써넣는 수준이었다.

품질보증서는 다만 감겨 보이지 않는 부분의 표면거칠기도 같을 것이란
기대를 갖게할 뿐이었다.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계측연구팀 오기장 책임연구원(37)은 강판표면
거칠기에 대한 품질을 완벽하게 보증할수 있는 계측시스템을 개발,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지난 91년부터 동료연구원과 함께 그가 완성한 것은 냉연강판의 평균표면
조도(RA) 온라인 측정시스템.

이는 레이저를 이용, 냉연강판의 표면거칠기를 처음부터 끝부분까지
비접촉식으로 생산공정중에 측정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93년 포철 1냉연
공장에 설치됐다.

유럽이 냉연강판 표면거칠기 기준으로 삼고 있는 공간주파수(PPI) 온라인
측정기술을 세계처음으로 확립, RA와 PPI 두기준을 동시에 측정할수 있는
시스템도 구현해 냈다.

그의 신기술개발열정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녹슬지 않지만 용접성과 가공성이 떨어지는 용융아연도금강판의 결점을
해소하기 위해 착수한 "온라인 합금화도측정장치"도 만들어 광양공장에
관련설비 보정용으로 공급했다.

올해로 RIST 식구가 된지 만 12년째.

그는 요즘 연구하랴 박사과정 밟으랴 정신이 없다.

그러나 목표는 흔들림이 없다.

유량 온도 농도 산성도등 필요한 모든 요소의 신호를 받아 한몫에 측정,
관련설비로의 피드백이 가능한 광섬유센서시스템개발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다.

기초연구를 할수 없는 여건이 안타깝지만 각자 능력을 맘껏 발휘하고
이를 서로 융합할수 있는 연구실분위기가 유지되는한 레이저이용 계측분야
에서 세계최고는 RIST가 될 것이라게 그의 생각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