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주위 사람들로 "요즘 어떻게 살고 계십니까?"라는 물음에 "그저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라는 일상적인 답을 하곤 한다.

하지만 실상은 그저 그렇게 살고 있지 못하다.

아침에 눈을 뜨면서 새로운 마음으로 하루를 맞이해야 겠다는 생각도
잠시뿐 문앞에 던져진 조간신문을 펼쳐 보면서 마치 아귀다툼의 세상이
펼쳐진것 같은 현실을 볼때마다 안타까운 생각을 금할 수 없다.

밝고 해맑은 사람들의 소담스런 이야기 보다는 시간에 쫓기고 돈에
시달리고 감투 다툼을 하며 사는 사람들, 부모형제 가족은 물론 이웃과
친구도 잊어버린채 하루를 사는 사람들..오직 눈앞의 이익에만 급급해
자신의 욕망을 채우려는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로 가득 메워진것 같아 가슴
아프다.

인간은 5가지 욕망을 갖고 태어난다고 했다.

식욕 성욕 명예욕 수면욕 재물욕이 그것이다.

식욕 정욕 수면욕은 개개인의 육체와 관련된 기본적인 욕구로 배움의
정도에 따라 스스로의 통제가 가능한 것이나 명예욕과 재물욕의 경우는
조금 다른것 같다.

"욕망"은 누리고자 하는 마음, 즉 부족을 느껴 채우려고 바라는 마음이다.

이와 달리 "욕심"은 자기만을 이롭게 하고자 하는 마음, 즉 분에
지나치게 하고자 하는 마음이다.

제어할수 없을 정도로 자칫 과하면 "욕심"을 불러 일으켜 한두 사람의
과욕이 사회 전체를 흐리게 하며 자신뿐 아니라 여러 사람에게 적지않은
피해를 주게 되는 예도 있다.

또한 우리의 마음을 메마르고 각박하게 하는 보이지 않는 악영향도
초래하게 된다.

가난한 사람의 자위론일지 몰라도 "한번 인생 죽어 여섯자 관밖에 갖지
못할 인간"일진대 아무리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과욕으로 소중한 자기인생을
망가트리는 우를 범해서 안되겠다.

지금 우리 주변에는 "이 정도라면..."하고 스스로 만족함을 느끼는 이가
별로 없는것 같다.

심지 않고 거두려 하지 말라.

발이 거꾸로 뒤집어져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콩 심은 곳엔 콩나고
팥심은 곳엔 팥난다.

이 지극히 평범한 진리 속에 숨은 참뜻을 이해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하고 기대해 본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