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파일] (신세대 문화 엿보기) '명동' .. 패션 경연장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밤보다 낮이 더 아름다운 거리, 명동.
"섹시 우먼"을 꿈꾸는 그녀들이 늘 넘쳐난다.
한때는 이곳이 시와 음악과 사랑 얘기로 그윽하던 찻집들의 거리였다는
걸 그녀는 알고 있을까.
그녀에게 슬리브리스(일명 나시)는 기본이다.
거기다 굽높은 구두와 미니스커트, 배꼽티를 더해 도발을 시도한다.
갈색으로 선텐한 피부, 페리큐어(발톱 화장) 정도는 오히려 평범한 축.
미스코리아를 숱하게 냈다는 마샬미용실에서 컬러 염색하고 코팅한 머리는
그녀의 자존심인 듯.
가슴에 늘어뜨린 선글라스, 은빛 발목걸이로 거리의 시선을 빨아들이는
그녀도 있다.
버뮤다 팬츠에 LA다저스 모자를 쓴 그녀도 여기 온다.
그녀의 검은 색 립스틱은 섬뜩한 전율마저 느끼게 한다.
이승연 머리띠와 황신혜 목걸이로 차린 그녀는 또 어떤가.
어, 아까봤던 그녀가 다시 오나 했더니 아니다.
이번의 그녀는 슬리브리스 대신 탱크탑 차림이다.
누가 그러던가, 명동이 한물갔다고.
천만의 말씀, 명동은 부활했다.
그녀들의 거리로.
다만 밤보다 낮이 아름다워 몰랐던 것이다.
싼 값에 최신 유행을 사려는 그녀가 찾은 매장들은 어느 동네 것 보다
크다.
아무 문이나 밀고 들어가도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치장할 거리를 한곳에서
다 살 수 있다.
패션거리 사이사이론 가벼운 먹거리를 파는 먹자골목이 터를 잡았다.
TGI로 시작하는 서양식 레스토랑도 저기 보인다.
그래도 이곳으로 그를 불러내는 그녀는 드물다.
이곳은 어디까지나 그를 만나기위해 준비하는 곳이니까.
오후 8시, 백화점과 옷가게들이 하나둘 문을 닫기 시작한다.
밤은 패션의 적.
에스콰이아 비제바노가 있는 구두골목을 누비며 마지막 살거리를 찾던
그녀가 서두른다.
유투존 3층의 신기한 물건만 수입해 파는 가게에서 호도콘돔과 유령가면을
산 그녀도 종종 걸음이다.
이윽고, 밤 10시.
그녀의 거리 명동은 동네 뒷골목만큼이나 어두워졌다.
명동성당 성모상 앞에서 사랑을 약속한 남녀가 택시를 세운다.
< 김용준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22일자).
"섹시 우먼"을 꿈꾸는 그녀들이 늘 넘쳐난다.
한때는 이곳이 시와 음악과 사랑 얘기로 그윽하던 찻집들의 거리였다는
걸 그녀는 알고 있을까.
그녀에게 슬리브리스(일명 나시)는 기본이다.
거기다 굽높은 구두와 미니스커트, 배꼽티를 더해 도발을 시도한다.
갈색으로 선텐한 피부, 페리큐어(발톱 화장) 정도는 오히려 평범한 축.
미스코리아를 숱하게 냈다는 마샬미용실에서 컬러 염색하고 코팅한 머리는
그녀의 자존심인 듯.
가슴에 늘어뜨린 선글라스, 은빛 발목걸이로 거리의 시선을 빨아들이는
그녀도 있다.
버뮤다 팬츠에 LA다저스 모자를 쓴 그녀도 여기 온다.
그녀의 검은 색 립스틱은 섬뜩한 전율마저 느끼게 한다.
이승연 머리띠와 황신혜 목걸이로 차린 그녀는 또 어떤가.
어, 아까봤던 그녀가 다시 오나 했더니 아니다.
이번의 그녀는 슬리브리스 대신 탱크탑 차림이다.
누가 그러던가, 명동이 한물갔다고.
천만의 말씀, 명동은 부활했다.
그녀들의 거리로.
다만 밤보다 낮이 아름다워 몰랐던 것이다.
싼 값에 최신 유행을 사려는 그녀가 찾은 매장들은 어느 동네 것 보다
크다.
아무 문이나 밀고 들어가도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치장할 거리를 한곳에서
다 살 수 있다.
패션거리 사이사이론 가벼운 먹거리를 파는 먹자골목이 터를 잡았다.
TGI로 시작하는 서양식 레스토랑도 저기 보인다.
그래도 이곳으로 그를 불러내는 그녀는 드물다.
이곳은 어디까지나 그를 만나기위해 준비하는 곳이니까.
오후 8시, 백화점과 옷가게들이 하나둘 문을 닫기 시작한다.
밤은 패션의 적.
에스콰이아 비제바노가 있는 구두골목을 누비며 마지막 살거리를 찾던
그녀가 서두른다.
유투존 3층의 신기한 물건만 수입해 파는 가게에서 호도콘돔과 유령가면을
산 그녀도 종종 걸음이다.
이윽고, 밤 10시.
그녀의 거리 명동은 동네 뒷골목만큼이나 어두워졌다.
명동성당 성모상 앞에서 사랑을 약속한 남녀가 택시를 세운다.
< 김용준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