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불행이 곧 나의 행복"

이는 94년도 이후의 우리증시 시세패턴을 설명할 수 있는 표현중의 하나일
것이다.

94년초반 극심한 양극화장세로부터 시작되어 자신이 먹기위해서는 남을
철저히 짓밟지 않으면 안되는 장세로 일관되어왔다고 하더라도 결코 무리는
아닐 것이다.

주식시장은 국가사회의 모든 현상이 용해되어 나타나는 곳이라고들 한다.

이런 관점에서 볼때 그같은 시세패턴은 우리경제의 구조와 우리 의식
상태를 그대로 반영한 것이라고도 볼 수 있으며 이런 증후군은 증시를
비롯한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우선 가장 대표적인 것이 남의 나라 공장에 불나기만을 기다리는 유화주의
경우가 될 것이다.

그 다음은 95년도 이후부터 줄창 대세상승의 중요한 근거로 제시되었던
미국증시조정론이다.

미국 다우지수가 4천선을 기록할 때부터 증시가 조만간 하락세로 발전되고
미국계 자금이 대거 한국증시에 유입될 것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지금도 심심하면 그러한 주장이 제기되곤 한다.

한국경제의 장래는 오로지 엔환율에 달려있는 꼴이다.

이제는 경기를 예측함에 있어서 반사이익에 따른 일시적 경기흐름을 마치
항구적인 현상인 것처럼 과대포장하는 패턴은 가급적 지양되어야 할 것이다.

또 증시에 있어서 장기투자종목 역시 엔환율변동과 같은 외부환경 급변에
속수무책으로 회사의 운명을 내맡기고 있는 기업들보다는 환경 변화를
독보적 기술개발 등 자체경쟁력제고로 정면돌파하는 기업들이 되어야 할
것이다.

< 신한증권 투자분석 과장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