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주제는 동성애가 아니라 사람의 관계입니다.

한국 공륜이 이점을 오해하고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인 듯 합니다"

올해 칸영화제 감독상 수상작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연출가 왕가위
감독이 내한, 22일 오후 서울 호텔신라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는 "부에노스."가 동성애를 다뤘다는 이유로 공륜 심의에 걸려
한국에서 상영되지 못하게된 데 대해 아쉬움을 표했지만 국가마다 다른
제도의 차이는 인정한다고 덧붙였다.

이 작품의 수입불허는 삼성영상사업단이 총제작비 3백50만달러중
1백만달러를 투자했다는 점 때문에 국내 영화계에 핫이슈로 떠올랐다.

판정직후 왕감독의 내한 취소설이 있었으나 영화포스터 전시회 (22일
오후 5시 서울 동숭씨네마텍)와 "부에노스 아이레스" 오리지날사운드
트랙앨범 사인회 (23일 서울역삼동 타워레코드) 참석차 예정대로 21일
내한했다.

그는 이 영화를 홍콩의 미래와 결부시켜 해석하는 시각에 대해 "나는
정치.사회적 테두리와 관계없이 사람들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또 "제5원소" 부분삭제에 대한 뤽 베송감독의 반응을 염두에 둔듯 "나는
어떤 문제에 대해 격렬히 반응하는 성격이 아니며 단지 의외라고 느꼈다"며
유연한 태도를 취했지만 "만약 제도가 잘못됐다면 고쳐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여운을 남겼다.

왕감독은 한국 영화관계자와의 만남 등 공식 일정은 취소하고 계획대로
24일 홍콩으로 돌아간다.

< 조정애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23일자).